“복합위기 극복하자”…무역 다변화에서 제조AI, RE100 산단까지 전략 논의
“복합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는 전략산업 중심으로 무역을 다변화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산업연구원, 한국국제통상학회와 공동으로 ‘복합위기 극복 위한 지속가능한 기업·국가 성장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지속성장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이 제언했다.
현대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 설계가 본격화된 가운데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 인공지능(AI) 도입 확산, 기후기술·에너지 전환 가속 등 국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과 국가 차원의 실질적 대응전략에 대해 공공·민간 싱크탱크, 학계·산업계가 함께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포럼이 마련됐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에너지 포함 인프라, 규제, 재정지원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국정기획위원회의 자료에서 언급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처럼 산업정책과 혁신·시장원칙의 조화라는 묘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 국제통상학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금은 산업과 통상이 맞물려 돌아가는 전환기로, 통상정책이 산업경쟁력을 설계하는 전략적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도 “그린무역 장벽대응, AI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기에는 개별 기업 단위의 대응이 쉽지 않아 미래 성장 부문에 대한 산업정책이 중요해진다”고 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트럼프 2.0시대의 생존전략’에 초점을 맞춰 한·미 관세협상 현안, 글로벌 통상환경·공급망 변화 등에 대해 살펴보고 수평적 해외직접투자의 효과 극대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을 통한 무역 다변화, 국내투자에 대한 유인 강화 등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홍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에 대한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아지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서도 구조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공급망 안정화·핵심소재 내재화, 국내외 기업의 국내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한일 간 경제연대 강화, 전체 관세 철폐율이 99.9%에 이르는 CPTPP의 가입을 통해 자동차, 철강, 화학 등의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무역시장을 확대하고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원인과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나 언어 처리를 넘어 피지컬AI(Physical AI)와 제조, 물류, 건설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산업분야가 성공적으로 결합될 때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지컬AI는 로봇, 제어, 반도체, 센서, 통신 같은 복합 기술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므로 인프라 구축, 기술 표준화, 생태계 조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AI가 생산성 향상을 넘어 국민들의 실질소득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AI 도입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악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업종·기술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AI 도입이 노동을 대체하는 효과보다 자동화된 업무의 효율성 향상, 동일 수행업무의 단위비용 감소, 동일 노동대비 산출 증가 등 보완효과를 크게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후기술과 에너지 전환 혁신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2026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 그린무역장벽 강화, 국가별 감축목표(NDC) 이행 등으로 탄소집적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장에서 충분한 재생·무탄소 에너지 확보, 전력비용 상승 부담 흡수, 기후기술 개발·공정전환 가속 등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자들은 첨단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전력망·계통 인프라의 적기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산업계 전력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주문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신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이 대한상의가 제안하고 있는‘메가샌드박스’ 제도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RE100 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파격적인 규제혁신,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 글로벌 경쟁력 갖춘 인재 육성·공급, 글로벌 수준의 정주 환경 제공, AI 인프라 확충 등이 이뤄진다면 효과적이고 포괄적인 지역경제 성장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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