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약화, 담합 적발… '사모펀드 체제' 한샘의 자화상 [시크한 분석]

조서영 기자 2025. 6. 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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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분석
성공적으로 흑자 전환한 한샘
하지만 매출 오히려 줄어들어
주요 자산 매각해 수익성 개선
계열사 구조조정 단행하기도
담합 행위 적발돼 기업가치 훼손
한샘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흑자를 내긴 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수익성 빼곤 모든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서다. 본업 경쟁력은 약화했고, 기업가치는 훼손됐다. 담합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의 이야기다. 이들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김유진 대표를 재선임했다. 지난 19일 한샘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을 재선임한다고 공시했다. 김유진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한샘의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사모펀드·2021년 인수)에서 투입한 인물이다.

2023년 키를 잡은 김유진 대표는 2002년 상장 이후 첫 영업적자(2022년 -217억원)를 기록한 한샘에 호흡기를 달아줬다.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통해 2023년 한샘의 실적을 흑자(19억원)로 돌려놨고, 이듬해엔 영업이익을 312억원으로 더 늘렸다.

한샘은 김 대표를 선봉장으로 삼아 올해에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3월 김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유진 체제'가 한샘의 근원적 문제를 털어낸 건 아니다. 한샘의 실적이 흑자로 전환한 건 주요 자산을 팔아치운 덕으로 봐야 한다. 한샘은 지난해 9월 상암사옥을 3200억원에 매각했다. 그 결과, 한샘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3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엔 1호 오프라인 매장인 '한샘디자인파크 방배점'을 390억원에 팔았다.

실제로 한샘은 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성은 개선했지만, 본업의 경쟁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매출'이다. 2021년 2조2312억원을 찍었던 매출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조9억원, 1조9669억원, 1조908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악재는 또 있다. 잇따른 담합 행위 적발로 기업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한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샘을 포함한 4개의 가구업체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아파트에 설치하는 시스템 가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가구업체 20곳에 총 1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중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샘과 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엔 추가로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이뿐만 아니다. 한샘은 지난 2월 아파트 빌트인 가구의 입찰 담합 혐의로 7억9500만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4월엔 건설사들이 발주한 아파트·오피스텔 특판가구 입찰에서 10년간 담합을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한샘을 비롯한 31개의 업체는 총 9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도 좋고 실적도 좋지만, 담합 이슈로 인해 한샘의 기업 가치가 상당히 나빠졌다"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선 담합에서 비롯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입증하듯 한샘의 주가는 하락세를 타고 있다. IMM PE가 한샘의 경영권을 인수한 2021년엔 주가가 14만원까지 올랐는데, 지금은 66%가량 급락한 4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한샘의 주가가 6월 들어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증시 전체에 '봄바람'이 불어온 덕분이다. 실제로 한샘 주가는 6월 2일 4만1250원에서 26일 4만6900원으로 13.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2698.97포인트에서 3108.25포인트로 오른 코스피지수의 상승률 15.1%보다 낮은 수치다.

그렇다면 한샘의 계획은 무엇일까. 최근 한샘은 이종현 전 트렌비 대표를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영입했다. 이종현 CBO는 중고 명품 플랫폼 트렌비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하는 등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앞으로 한샘은 이 CBO를 중심으로 신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샘이 지난 6월 12일 리뉴얼 오픈한 한샘 플리그십 논현의 모습. [사진 | 뉴시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본업 경쟁력 약화와 기업가치 훼손이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일례로 지난 6월 27일 한샘은 계열사 한샘개발의 건물 관리 부문을 매각한다고 밝히면서 "본원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샘이 이를 발판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할 수 있을진 알 수 없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몰이나 제휴몰 등 한샘이 가지고 있는 채널을 성장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매출과 수익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샘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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