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명, 난청과 치매까지…귀 아닌 뇌가 보내는 경고

강석봉 기자 2025. 6. 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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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부터 고령층까지 확산되는 ‘디지털 이명’…귀가 아닌 뇌의 신호일 수 있다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귀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20~30대 사이에서 ‘귀에서 삐- 소리가 난다’, ‘잠잘 때 귀가 울린다’는 증상이 확산되면서, 이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청력 손실 기반 이명과 달리 외부 자극이 없음에도 귀 내부에서 지속적인 소리를 느끼는 현상은 최근 ‘디지털 이명(Digital Tinnitus)’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되며, 청각계 이상이 아닌 뇌신경계 과부하에서 발생하는 현대형 증후군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지털 이명은 장시간 이어폰 착용, 백색소음 노출, 수면 중 음향 자극 등으로 인해 뇌가 스스로 청각 신호를 생성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귀가 쉬지 못하고 청각정보를 과도하게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 반복되면서 뇌신경 전달계에 부담이 쌓이고, 이는 자율신경계 불균형과 뇌 피로로 이어지며 환청성 이명을 유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청력 검사상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이명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증상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중장년층의 경우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과도 연관성을 가진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에 따르면, 이명을 경험한 고령자는 치매 발생 위험이 일반인 대비 2.1배 높았고, 국내 대학병원 연구에서도 유사한 상관관계가 확인된 바 있다. 문제는 이명 자체가 뇌 손상 여부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청력 문제나 스트레스로 치부하며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20~30대 또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대한청각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의 56% 이상이 최근 6개월 내 귀 먹먹함 또는 정체불명의 소리를 경험한 바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평소 이어폰 사용 시간이 4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중에도 백색소음을 틀거나 TV를 켜놓고 자는 습관은 청신경의 휴식시간을 빼앗아 디지털 이명을 가속화시키는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명은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증상의 정도와 유형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리 치료(사운드 테라피), 신경안정제, 인지행동치료 등이 시행되며, 신경계 전반의 안정화를 위한 생활습관 교정과 영양 관리도 함께 강조된다. 특히 최근에는 뇌신경과 청신경계를 동시에 보조할 수 있는 비타민B12(메틸코발라민), 마그네슘, 아연, 테아닌, 세인트존스워트 등의 복합 영양성분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성분들은 신경 전달 효율을 개선하고 자율신경계 균형 회복에 기여하며, 수면 질 개선과 뇌 피로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귀 건강 케어 제품에서는 이 같은 조합을 바탕으로 한 ‘코발라민 포뮬러’가 디지털 이명 초기 관리에 도움을 줬다는 소비자 사례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귀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침묵’이라고 강조한다. 청각기관은 고통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상 신호가 조용히 나타나며, 뇌가 보내는 신호 역시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 신호를 방치할 경우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고, 삶의 질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이명은 단순한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과부하 상태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이어폰 사용 시간 조절, 수면 중 소리 자극 줄이기, 신경 안정 성분 기반의 귀 건강 관리 등 조기 대응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청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귀와 뇌는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디지털 이명은 새로운 시대의 신호이며, 귀 건강도 결국 사전 관리가 답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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