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강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의 중세 고려사’ 연구 매진

김규식 기자 2025. 6. 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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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중세’ 키워드가 해낼 역할 분명 있을 것”
“한국의 중세 알려진 바 없고 자료도 미미해”
▲ 이강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한국학이 한국학의 최종목표라면, '중세'라는 키워드가 해 낼 역할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중세 고려사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이강한(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의 중세는 알려진 바도 너무 적고 제공된 학습자료는 더더욱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고려를 연구 대상으로 택한 나의 30여 년 전 결정은 조선시대 실학을 연구하던 조부의 전공 시대를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든 중세는 그 지역 역사의 허리에 해당하므로, 그것을 연구할 가치는 다른 시대 못지않게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좌충우돌과 우여곡절은 대학원 입학 이후에도 이어졌는데, 농장주도 소작농도 아닌 중간자를 살피는 게 무난하다는 심리 때문에 학사 졸업논문은 '마름'이라는 농장 징세인에 대해 썼다"라고 했다.

또한 "석사논문은 몽골 원제국의 여러 만행에 주목해 한반도의 통화질서를 교란시켰던 제국의 지폐 원보초를 소재로 택했다"라며 "하지만 오히려 고려의 통화권 및 시장이 제국과는 독립된 모습으로 살아남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사학위를 위해서는 고려와 제국의 외교 과정에서 비롯된 여러 정치 논리와 담론들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다가, 180도 선회해 양국의 '무역'으로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양국 간에 오간 도자기와 직물, 양국 간의 정치·사회·법제적 교류가 한반도에 어떤 잔영을 남겼고, 몽골 원제국의 그러한 '유산'이 언제까지 한반도에 잔류했는지를 공부하는 중이다.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나의 연구가 학계에도 미력하나마 기여할 수 있는 것이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한국 중세사 학계에서는 여러 연구자가 왕성하게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정치사 영역에서는 전·중·후기가 골고루 다뤄지고 있고 경제사 영역에서는 토지문제, 세금 제도, 시장 관련 연구들이 심심치 않게 발표된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사회사 연구에서는 신분제, 친족제도, 상속 및 분쟁이 화두가 되고 있고, 사상사나 문화사 연구에서는 불교와 유교, 고려의 풍속 등이 소재가 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가 부족한 시기와 과잉인 시기, 연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분야와 연구는 활발하지만, 방향 전환이 필요한 분야가 불균질하게 존재하는 등 현재의 고려시대사 연구에도 문제는 적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자들이 힘들어 보이는 연구 소재들을 좀 더 과감하게 걸고 넘어질 필요도 있다"라며 "한국학 연구 전반을 생각할 때도, 한국 중세사 연구자들이 해결해야 할 굵직한 문제가 여러 건이다"라고 했다. 

이어 "예컨대 전문 연구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들고 어떤 방법으로 국내 대중에 다가설지의 문제가 그중 하나다"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중세가 여전히 그들에게 미지의 시대이다 보니, 일반 대중으로서는 한국의 고대와 근대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가져볼 기회가 없다"라고 한다. 

아울러 "대중의 역사 소비나 섭취가 부진한 책임을 대중에게 돌려서는 안된다. 연구자들부터 자신을 채찍질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지역사례로서의 중세 한반도에 대한 자료와 연구성과를 지속해 전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세계인들이 더욱 균형 잡힌 중세 아시아상, 중세 세계상을 키울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남=글·사진 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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