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씨여학교는 美 루시가 원산에 설립한 곳… ‘상록수’ 최용신 등 배출[송종훈의 백년前 이번週]

2025. 6. 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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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7월 2일 동아일보에는 4층 양옥의 학교 사진이 하나 실린다.

"원산 루씨여학교가 지난 26일부로 여자고등보통학교로 승격되었다 함은 기보(旣報·이미 보도함)한 바 있다. 이 학교는 대한 광무(光武) 7년(1903년) 3월 3일에 루씨(樓氏)라는 서양 여자가 원산 시외 와우동에 설립하여 교운(校運)이 일증(日增·나날이 늘어감)함에 따라 루씨가 미국으로 돌아가 다른 여자의 돈을 얻어 융희(隆熙) 4년(1910년) 5월 2일에 현재 산제봉 아래 4층 양옥을 건축하고 '루씨건닝금여학교'라고 명칭을 고쳐 보통학교 정도의 교육을 해 왔다. 그러다 루씨가 사정으로 귀국하고 그 대신 '오리부(吳利富)'라는 여자가 미국으로부터 건너와 교장에 취임해 임술(1912년) 4월에 고등과를 설치하여 금년에 네 사람의 고등과 졸업생을 내었다. 현재 학생이 60여 명이라 하며 금년부터는 매년 경비가 2만4000원을 계상하였다는데 동북(東北)에 여자고등보통학교가 설립되기는 이것이 처음이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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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훈의 백년前 이번週

1925년 7월 2일 동아일보에는 4층 양옥의 학교 사진이 하나 실린다. 함경남도 원산(元山)에 있는 “루씨(樓氏)여학교”였다. 원산은 1876년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에 의해 1880년에 개항한 곳으로 이후 원산항을 중심으로 한 항구 도시로 발전하였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는 경원선이 개통되면서 교통·운수 기능이 더욱 강화돼 금강산(金剛山)의 사실상의 관문(關門)이었고, 특히 명사십리(鳴沙十里)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기사에서는 이곳 원산의 루씨여학교가 여자고등보통학교로 승격된 내용을 전한다.

“원산 루씨여학교가 지난 26일부로 여자고등보통학교로 승격되었다 함은 기보(旣報·이미 보도함)한 바 있다. 이 학교는 대한 광무(光武) 7년(1903년) 3월 3일에 루씨(樓氏)라는 서양 여자가 원산 시외 와우동에 설립하여 교운(校運)이 일증(日增·나날이 늘어감)함에 따라 루씨가 미국으로 돌아가 다른 여자의 돈을 얻어 융희(隆熙) 4년(1910년) 5월 2일에 현재 산제봉 아래 4층 양옥을 건축하고 ‘루씨건닝금여학교’라고 명칭을 고쳐 보통학교 정도의 교육을 해 왔다. 그러다 루씨가 사정으로 귀국하고 그 대신 ‘오리부(吳利富)’라는 여자가 미국으로부터 건너와 교장에 취임해 임술(1912년) 4월에 고등과를 설치하여 금년에 네 사람의 고등과 졸업생을 내었다. 현재 학생이 60여 명이라 하며 금년부터는 매년 경비가 2만4000원을 계상하였다는데 동북(東北)에 여자고등보통학교가 설립되기는 이것이 처음이라더라.”

루씨여학교, 이름이 생소하다. 누씨(樓氏)는 한국에는 없는 성(姓)인데, 학교 이름은 루씨여학교이다. 이것은 당시 이 학교를 세운 미국인 선교사인 ‘루시 암필드 커닝김(Lucy Armfield Cuninggim)’의 이름에서 루시를 한자로 가차(假借·음이 같은 다른 글자를 빌려 씀)하여 만든 것이다. 기사 중에 오리부라는 새로운 교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오리부도 역시 미국인 선교사 ‘베시 오레나 올리버(Bessie Orena Oliver)’의 이름을 가차해서 쓴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 이름을 한자로 가차해서 쓴 것은 100년 전 근대 신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원래 개성(開城)에 있다가 대전으로 이전한 호수돈(好壽敦)여고는 미국 ‘홀스턴연회’의 재정적 지원을 기념해 홀스턴을 한자음으로 가차한 것이다.

루씨여학교에 대한 기사는 1925년 1월 9일 동아일보에서도 보인다. “함경남도 원산 사립 루씨여학교의 어린 여학생들은 성의로 모은 돈 14원 2전과 어린이들의 손으로 만든 물품 수종을 가지고 와 기근 구제 사업에 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 학교 출신으로는 심훈(沈熏)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인 독립운동가 최용신(崔容信) 선생과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 신카나리아(본명 신경녀(申景女)), 그리고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 ‘라 트라비아타(춘희)’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성악계의 대모 김자경(金慈璟) 등이 있다.

19세기발전소 대표

※ 위 글은 당시 지면 내용을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옮기되, 일부 한자어와 문장의 옛 투를 살려서 100년 전 한국 교양인들과의 소통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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