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잉 터졌다! 패션 브랜드의 '감다살' 마케팅

이설희 기자 2025. 6. 30. 07:2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을 즐겨찾기 하게 만들 만큼 마케팅 '감이 다 살아난' 패션 브랜드 이야기.

[우먼센스] 패션 산업에서 브랜드의 성공은 더 이상 제품 자체의 품질에만 의존하지 않은 지 오래다. 디지털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브랜드가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경험을 제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젠틀몬스터, 로에베, 자크뮈스, 아식스 등 최근 큰 주목을 받으며 소위 '팔로잉'이 터져 나가는 패션 브랜드들의 감다살 마케팅은 과연 무엇이 다른 것일까. 

Gentle Monster

공간을 통해 경험을 파는 괴물 브랜드, 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가 지난해 연매출 7,891억원, 영업이익 2,338억 원(2024년 기준)을 기록했다. 젠지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웨어 브랜드로 꼽는 것은 물론 외국인 구매 비중이 60-70%에 달하는 젠틀몬스터의 인기 비결은 바로 혁신적인 브랜드 마케팅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다른 것일까.

젠틀몬스터의 마케팅은 세 가지 핵심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바로 상상 이상의 공간 마케팅이다. 젠틀몬스터는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갤러리, 미술관과 같은 체험 공간으로 조성한다. 서울 홍대 쇼룸에서 2년 5개월 동안 36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객의 지갑이 아닌 브랜드 관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젠틀몬스터는 2021년 문을 연 하우스도산에서 육족 보행 로봇 '프로브'와 베이커리 카페 '누데이크',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까지 함께 배치하며 소비자의 경험에 집중한 새로운 의미의 복합 문화 공간을 창조해냈다.

두 번째는 노미디어 광고 정책이다. 젠틀몬스터는 전통적인 브랜드 홍보 방식인 타 미디어채널을 이용해 브랜드를 홍보하는 페이드미디어에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는다. 온드미디어(owned media) 즉, 젠틀몬스터 자체 채널만을 활용해 홍보를 진행한다. 그리고 현재, 기업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소비자나 언론의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 홍보 효과가 발생하는 언드미디어(earned media)까지 형성시킨 젠틀몬스터는 이제 컨셉슈얼한 매장 자체를 거대한 SNS 콘텐츠로 만듦으로써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을 창출해냈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PPL과 셀레브리티 마케팅이다. 과거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배우 전지현이 착용하며 폭발적 인지도를 얻었던 젠틀몬스터는 이후 블랙핑크의 제니, 마돈나 그리고 가장 최근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를 통해 다시 한 번 열띤 주목을 받는 중이다.

ATiiSSU

젠틀몬스터의 또 다른 DNA, 어티슈

지난 5월 젠틀몬스터의 모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새롭게 선보인 어티슈는 Timeless와 Issue의 합성어로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독창적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철학 아래 탄생한 헤드웨어 브랜드다. 어티슈는 젠틀몬스터의 성공 공식을 헤드웨어 분야에 적용했다. 첫 컬렉션은 스타킹에서 영감 받은 7가지 스타일로 모자라는 고정관념을 파괴한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글로벌 인기 아이돌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필릭스를 전면에 내세운 K-팝 마케팅을 적용해 론칭 6일 만에 무려 SNS 공식 계정을 통해 2만 5천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비주얼은 다소 실험적일 수 있지만, 이미 젠틀몬스터의 성공사례를 보유한 어티슈가 앞으로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LOEWE
JACQUEMUS

디자이너의 감성 그대로, 로에베 그리고 자크뮈스

스페인의 브랜드 로에베는 2013년, 조나단 앤더슨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후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그가 기존의 클래식한 이미지에 과감한 실험성을 더함으로써 4대 패션위크 인기 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조나단 앤더슨을 필두로 한 로에베의 마케팅은 브랜드가 가진 예술과 수공예의 결합을 기반해 탄생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하우스인 스튜디오 지브리와의 컬래버레이션, 미국 스포츠 브랜드 온(On)과의 러닝화 협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크로스오버를 시도가 바로 그 예. 최근 토마토 밈을 통해 유머러스함까지 갖춘 쿨한 브랜드로 거듭난 로에베는 현재 SNS에서 가장 많이 바이럴 되는 브랜드 계정임이 틀림없다. 

프랑스 출신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가 무려 19세에 론칭한 의류브랜드 자크뮈스는 프랑스 남부 농가에서 받은 영감을 의상에 투영한 브랜드다. 자신의 이름에서 가져온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 개인적 경험과 감성이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며, 그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움과 진정성을 컬렉션에 담아낸다. 브랜드 설립 직후부터 페이스북을 통한 홍보를 시작으로, 공사 구분 없이 일상을 거리낌 없이 노출하는 소셜미디어 전략을 구사한 자크뮈스. 이후 브랜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의 사생활 노출을 말리기도 했지만, 대중을 의식하지 않고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공개한 그는 오히려 어린 세대들로부터 정서적, 유대적 공감을 이끌어낸 결과, '감다살' 리스트에서 빠질 수 없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cecilie bahnsenXasics

아식스의 브랜드 리빌딩

일본의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의 운동화가 몇 년 전부터 젠지 세대 사이에서 반드시 소장해야 할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과거, 프로선수 중심의 스포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고 쿨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얻은 아식스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은 바로 두 개 이상의 기업이 서로 협력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코-마케팅(Co-Marketing)이었다.

다채로운 패션 브랜드,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 분야를 막론한 협업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개선은 물론 새로운 고객층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아식스는 씨피컴퍼니, 어보브더클라우드, 세실리아반센 등 젠지 타겟의 패션 브랜드들과의 이색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스포츠웨어라는 경계를 뒤로하고 패셔너블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감다살' 마케팅의 미래

젠틀몬스터부터 아식스까지. 성공한 패션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기존 관습에서 벗어난 혁신적 사고와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에 있다. 이들은 제품을 단순히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속 가치를 제안하며,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되도록 구축한 것이 바로 성공의 열쇠가 된 것이다.

앞으로의 패션 마케팅은 더욱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요구될 것이다. 단순한 광고나 홍보를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일관되게 구현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브랜드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패션 브랜드들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이를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까지 구현해야 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결국 패션 마케팅의 미래는 기술의 진화와 함께, 인간의 감성과 경험을 자극하고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테니.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