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 '진상' 막아낸 식당 주인…'성실한 자영업자' 어루만진 판사
"벌금형, 상응하는 처벌 될 수 없어"…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피해자는 경찰관이 오기까지 20분 동안, 한편으로는 피고인의 행패로부터 손님들을 보호하면서, 한편으로는 본인에 대한 욕설과 폭행을 감내하면서 몹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만취한 채 식당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고 말리는 업주에게는 폭언을 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성실하게 영업하려는 자영업자들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행위는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여러 번 선고받았던 남성에게 보다 엄한 처벌을 내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영림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보호관찰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A 씨는 2014년부터 식당에서 술에 취한 채로 업주나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어 식당 영업을 방해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그 때문에 과거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4번이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A 씨의 이런 '행패'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지난 1월 23일 오후 10시 25분, 피해자 B 씨가 운영하는 서울 관악구의 한 식당에서 A 씨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 손님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A 씨가 손님에게 "이재명은 간첩이야, 알지? 북한 간첩 많다"며 말을 걸고 귀찮게 하자 B 씨는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며 A 씨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A 씨의 화살은 B 씨에게도 돌아갔다. A 씨는 B 씨에게 "XXX, 야 너 개XX야"라고 욕설하며 고성을 질렀다. 손님들에게 다가서려던 A 씨를 B 씨가 가로막자, B 씨를 손으로 밀치며 "너 북한에서 왔지? 이 XXX아"라고 폭언하기도 했다.
A 씨의 난동은 경찰이 출동하기 전까지 약 20분 동안 이어졌다. 결국 A 씨는 B 씨의 식당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판부는 "취중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은 참작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나서는 한편 A 씨의 범행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B 씨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성실하게 영업하고자 하는 업주들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행위는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고, 현재 벌금형은 더 이상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범행을 인정하며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의사를 표시했고, 공소제기 후 피해자에게 적지 않은 위로금을 지급하며 사과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감안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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