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지도자도, 선수도 흔들린 날…이동준 심판, 누구보다 정확했다

김세훈 기자 2025. 6. 30. 06: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축구에서 판정은 자주 논란이 된다. 심판은 인간이라 실수 가능성은 늘 있다. 찰나의 순간 중대한 판정을 내리기에 더욱 그렇다. 오심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할 부분이다. 지도자, 구단, 선수, 팬의 항의가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맞을 수도, 인간이기에 틀릴 수도 있다.

지난 28일 FC안양-광주FC전에서 안양 코치들은 판정에 여러차례 거세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계속 받았다.

이동준 주심이 지난 28일 안양-광주전 전반 46분 안양 코치들에게 판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화면 캡처



전반 45분. 광주 최경록이 안양 벤치 앞에서 볼을 소유했다. 안양 토마스가 최경록 유니폼을 잡아당긴 데 이어 곧바로 김정현이 태클을 했다. 이동준 주심은 광주 프리킥을 선언하며 손으로 당기는 동작을 취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에 나와 있는 홀딩 파울임을 알리는 제스처다. 토마스 홀딩 파울 때 최경록이 볼을 지켜냈고 곧이어 김정현 태클 때 볼을 잃었다. 이 장면을 주심은 연속적인 플레이로 봤기 때문에 토마스 파울을 소급 적용한 것이다. 토마스 홀딩 이후 플레이가 한동한 진행됐다면, 토마스 파울은 소급 적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안양 코치들은 VAR를 보라고 심판에게 왜 계속 요구했을까.

그건 둘 중 하나로 보인다.

첫번째, 안양 코치들이 VAR로 확인할 수 있는 4가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 VAR는 골인 여부, 페널티킥 여부, 직접 퇴장 사유, 경고·퇴장이 잘못된 선수에 부과된 경우 등 4가지에 한해 확인할 수 있다. 토마스 홀딩 파울은 4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안양 코치들이 이를 알고도 어필했어도 문제지만 몰라서 어필했다면 더 큰 문제다. 프로구단 지도자들이 VAR에 대한 기본적 사항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자격 미달, 업무 태만이다.

이보다는 두번째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다. 주심은 토마스 홀딩 파울을 선언했는데 안양 코치들은 주심이 김정현 태클을 파울로 봤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이다. 안양 코치들이 VAR를 보라고 계속 요구한 것을 보면, 쉽게 분간할 수 있는 홀딩 파울이 아니라 정확하게 보기 힘든 태클에 대해 파울이 선언된 것으로 오해했을 수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안양 코치들이 주심의 홀딩 파울을 선언하면서 한 동작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의미다.

주심은 안양 주현재 코치에게 15초 사이 옐로 카드 두장을 줬다. 처음은 과도한 항의, 두번째는 아마도 VAR 요구에 대한 조치였을 수 있다. IFAB ‘경기 규칙’에는 VAR 검토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경고(옐로 카드)를 줄 수 있다.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주심이 옐로 카드를 뽑은 것은 규칙에는 맞다.

이동준 주심이 VAR 리뷰를 마친 뒤 안양 마테우스에게 레드카드를 뽑고 있다. 쿠팡 플레이 화면 캡처



지도자가 흥분하자 선수도 흥분한 것일까. 그렇게 보일만한 장면이 전반 막판 나왔다. 양팀 선수들이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안양 마테우스가 광주 최경록 오금을 뒤에서 밟았다. 주심은 일단 옐로카드를 준 뒤 VAR 심판진 요청에 따라 해당 장면을 리뷰했고 경고를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뽑았다. 마테우스는 군말없이 수긍했다. 마테우스 행위는 레드카드를 바로 받아도, 심지어 추가 징계를 받아도 할 말 없는 심각한 위해 행위다. 일부에서는 앞선 볼 경합 과정에서 휘슬을 불지 않았기 때문에 마테우스가 격한 파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장면에 앞선 여러차례 볼 경합에서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플레이는 다소 거칠었지만 굳이 파울을 불 정도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옳든 그르든 그건 철저하게 주심 성향이며 주심 판단 영역이다. 설사 주심이 파울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에서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해도, 선수가 상대 선수 오금을 뒤에서 밟아도 되는 건 결코 아니다.

이동준 주심이 안양-광주전 막판 광주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안양 김운을 향한 광주 조성권의 태클이 정확했다며 노파울로 보고 경기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화면 캡처



후반 막판 안양 코치들은 판정에 또 항의했다. 안양 김운이 광주 페널티지역 쪽으로 돌파하다가 광주 조성권 태클을 받은 뒤 넘어졌다. 안양 코치들은 페널티킥이라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인플레이했다. 조성권의 태클은 공에도, 김운 발에도 닿지 않았고 김운도 태클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심은 김운에게 웃으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운의 행동은 카드를 받아도 되는 헐리우드 액션에 가까왔다. 주심이 만일 정확한 태클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면, ‘자기 보신’ 차원에서 일단 페널티킥을 선언한 뒤 VAR로 확인하고 페널티킥을 취소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주심 판정은 신도 놀랄 법한 대단한 판정이었다.

이동준 주심이 안양 김운에게 노파울 상황을 웃으며 설명하고 있다. 쿠팡 플레이 화면 캡처



지도자도, 선수도, 팬도 모두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주심도 인간이기에 잘못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날 만큼은 주심이 지도자, 선수, 팬보다 훨씬 정확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