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찾아가 화재경보기 설치… 개미마을 화재 비극 더는 없어야죠”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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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을 사고 이후 실태 점검을 위해 일주일에 세 번을 간 적도 있습니다."
16년차 소방관 김철훈(사진) 서대문소방서 예방과 소방위는 지난 2월 개미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로 80대 노인이 숨졌다는 기사를 접한 뒤 곧장 개미마을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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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좁아 소방차 진입 어렵자
수관 보관함 직접 설계 설치
직원 35명 주민 일일이 설득
소화기·화재 경보기 설치 등
사고 후 석달 간 안전개선 온힘

16년차 소방관 김철훈(사진) 서대문소방서 예방과 소방위는 지난 2월 개미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로 80대 노인이 숨졌다는 기사를 접한 뒤 곧장 개미마을로 달려갔다. <세계일보 2025년 2월12일자 10면 참조> 당시 화재가 발생한 노인의 집은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소화기조차 없던 마을 주민들은 ‘사람을 살려야 한다’며 물바가지를 들고 뛰어다녔지만 이웃의 목숨을 지키지는 못했다. 지난 3개월간 개미마을 안전 환경 개선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김 소방위는 2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분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파 개미마을 안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 소방위는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 탱크 차가 골목 안쪽으로 꺾어 들어가질 못해 진압이 늦어졌다”면서 “진입로에 불법 주차된 차까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고지대나 좁은 골목 지형에 맞춘 작은 소방차들이 있지만, 물이 금방 떨어지기 때문에 대형 물탱크 차가 별도로 필요하다”며 “개미마을 같은 지역은 화재 지점까지 수로를 빨리 확장하는 것이 관건이라 수관을 보관하는 시설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서울에서 소방이 수관 보관함을 직접 설계해 설치한 첫 사례다.
인왕산과 맞닿은 개미마을의 위치상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화재 확산 방지 장치도 설치했다.
김 소방위는 “원격으로 20분 동안 물을 뿌릴 수 있는 회전식 살수 장치를 2대 설치했다”며 “온도와 습도를 파악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빠르게 조치할 수 있어 초기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에서 지적된 불법 주정차량 문제 해결을 위해 로고 젝터(알림 조명)와 주정차 금지 노면 표시도 정비했다.
그는 개선 작업에 앞서 실태 파악을 위해 서대문소방서 직원 35명과 함께 가가호호 직접 방문했다.
김 소방위는 “실제 거주하지 않는 공가가 많은 탓에 실태 파악이 어려웠는데, 직접 만난 주민 대다수는 60∼70대 노인이었다”며 “화재경보기를 제공해도 ‘귀찮고 시끄러워서 안 붙인다’는 주민들을 여러 차례 설득해 경보기를 설치했다”고 했다.
서대문소방서는 개미마을의 실거주 101세대 중 설치를 거부한 20세대를 제외한 모든 가정에 소화기와 화재 감지기 설치를 마쳤다. 아울러 마을에 설치돼 있던 소화기 27대 중 5대를 교체하고 5대를 새로 설치했다. 연령대가 높은 주민들이 화재 발생 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위치도를 만들어 마을 곳곳에 비치하기도 했다.
김 소방위는 “잘 관리된 지역과 달리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자체 소방시설도 많이 부족한 것에 마음이 아팠다”며 “시민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꾸준히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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