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쓴 453시간 생방송…전국민 TV 앞으로, 기적이 일어났다[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83년 6월 30일.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KBS1 연속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이 시작됐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뿐만 아니라 국내는 물론 한국과 해외로 갈라지며 헤어진 가족을 서로 만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산가족 중에는 일제강점기 징용·징병과 6·25 전쟁 등을 겪으며 가족과 헤어진 이도 있었고, 극심한 가난에 하나라도 입을 덜고자 친척이나 남의 집에 양자나 식모로 보내졌다가 가족과 연락이 끊긴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이유로 헤어진 이산가족은 약 1000만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신문 광고 등을 활용해 가족을 찾으려 했지만 당시 신문은 발행 지면도 적고 사진을 함께 싣기는 쉽지 않았던 시절이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라디오 역시 이산가족을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사전에 신청받은 이산가족 150명을 공개홀에 초청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을 자세히 소개하는 방식으로, 밤 10시 15분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 후 방송을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산가족을 찾으려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방송을 제시간에 끝낼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KBS는 사전 접수를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방송을 보던 이산가족들이 밤 11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에도 무작정 여의도 KBS로 몰려오면서다.
결국 KBS는 긴급 대책회의 끝에 방송을 다음 날 오전 2시 30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5시간 생방송 동안 524건 사연이 소개됐고 총 29가족이 서로 만났다. 28가족이 만난 것을 끝으로 방송을 마무리하려던 때 1·4 후퇴 때 헤어졌던 남매가 만나는 극적인 장면이 그려지기도 했다.

각 지역국을 연결해 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이산가족의 사연을 소개했고, 사연을 대조해 가족을 찾은 경우 이들이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이원 중계로 만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이산가족과 함께 울었다.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 진행은 유철종 박사와 이지연 아나운서, 김동건, 신은경 아나운서 등이 맡았다. 쉴새 없이 이어진 방송 탓에 진행자들의 말 못 할 고충도 있었다고 한다.
이지연 아나운서는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무려 16시간 30분간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식사도 거의 못 하고 화장실도 살짝 다녀왔다. 방송 중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며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주말에는 기존 진행자 대신 KBS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던 배우 강부자가 황인용 아나운서와 함께 대타로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이후 '이산가족 찾기'는 범국민운동이 됐다. KBS 건물 벽과 기둥, 창문은 가족을 찾는 벽보로 가득 찼고. 여의도 광장 앞까지 퍼져나갔다. 벽보는 광장 바닥에도 붙었고, 입간판을 만들어 벽보를 붙이거나 벽보를 앞뒤로 매달고 다니며 가족을 찾는 이도 있었다. 여의도에는 이산가족 찾기 명부 등이 마련된 '만남의 광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총 10만952건의 이산가족이 신청하고 5만3536건이 방송에 소개돼 1만189건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제작에는 1641명이 투입됐다. 텔레비전을 활용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인 셈이다.
생방송이 녹화된 원본 테이프만 463개에 달하며 이를 비롯해 담당 프로듀서 업무수첩,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일일 방송진행표, 큐시트, 기념음반, 사진 등 2만522건의 기록물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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