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불타는 하늘, 함께 누렸던 감동

왕태석 2025. 6. 3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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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해 질 무렵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후텁지근한 공기에 지쳐갈 때쯤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붉은 하늘은 큰 충격이었다.

가끔 드러나는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 그 찰나의 순간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불타는 하늘을 많은 이들과 함께 바라보며 감탄했던 것처럼, 소중한 것일수록 함께 나눌 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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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그친 저녁 무렵에 마주친 불타는 듯 붉게 물든 하늘에 그동안 눅눅한 일상은 잠시 멈췄고, 비에 젖은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환해졌다. 왕태석 선임기자

지난 주말 해 질 무렵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후텁지근한 공기에 지쳐갈 때쯤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붉은 하늘은 큰 충격이었다. 불타는 듯 붉게 물든 하늘에 눅눅한 일상은 잠시 멈췄고, 비에 젖은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환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육교 위를 걷던 이들도 일제히 걸음을 멈췄고 하늘을 향해 휴대폰을 들이댔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모두 알았다. 이 장관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으니까. 다음 날 SNS에선 저마다의 장소에서 담아낸 붉은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장맛비가 그친 저녁 무렵에 마주친 불타는 듯 붉게 물든 하늘에 그동안 눅눅한 일상은 잠시 멈췄고, 비에 젖은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환해졌다.

잦은 비와 흐린 날엔 오히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가끔 드러나는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 그 찰나의 순간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풍경이 어느 순간 마음속으로 깊이 스며든다. 소중한 것은 쉽게 가질 수 없기에 그것을 귀히 여긴다. 그와 동시에 그 소중함을 나만이 독점하려는 집착도 생겨나게 된다.

장맛비가 그친 저녁 무렵에 마주친 불타는 듯 붉게 물든 하늘에 그동안 눅눅한 일상은 잠시 멈췄고, 비에 젖은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환해졌다.

자연에 대한 감동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불타는 하늘을 많은 이들과 함께 바라보며 감탄했던 것처럼, 소중한 것일수록 함께 나눌 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지금처럼 찰나의 풍경이 마음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함께 누렸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도 작고 소중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식과 평화를 모두가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불타는 하늘처럼 우리 삶도 아름답게 공유되기를 희망한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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