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불타는 하늘, 함께 누렸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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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해 질 무렵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후텁지근한 공기에 지쳐갈 때쯤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붉은 하늘은 큰 충격이었다.
가끔 드러나는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 그 찰나의 순간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불타는 하늘을 많은 이들과 함께 바라보며 감탄했던 것처럼, 소중한 것일수록 함께 나눌 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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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해 질 무렵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후텁지근한 공기에 지쳐갈 때쯤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붉은 하늘은 큰 충격이었다. 불타는 듯 붉게 물든 하늘에 눅눅한 일상은 잠시 멈췄고, 비에 젖은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환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육교 위를 걷던 이들도 일제히 걸음을 멈췄고 하늘을 향해 휴대폰을 들이댔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모두 알았다. 이 장관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으니까. 다음 날 SNS에선 저마다의 장소에서 담아낸 붉은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잦은 비와 흐린 날엔 오히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다. 가끔 드러나는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 그 찰나의 순간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풍경이 어느 순간 마음속으로 깊이 스며든다. 소중한 것은 쉽게 가질 수 없기에 그것을 귀히 여긴다. 그와 동시에 그 소중함을 나만이 독점하려는 집착도 생겨나게 된다.

자연에 대한 감동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불타는 하늘을 많은 이들과 함께 바라보며 감탄했던 것처럼, 소중한 것일수록 함께 나눌 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지금처럼 찰나의 풍경이 마음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함께 누렸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도 작고 소중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식과 평화를 모두가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불타는 하늘처럼 우리 삶도 아름답게 공유되기를 희망한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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