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팔색조 변화구 한국 선수 있다고? WBC 에이스 여기 있네, 이미 현미경 분석 시작했다

김태우 기자 2025. 6. 3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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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차 자신의 경기력을 찾아가며 순항의 돛을 올린 SSG 미치 화이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올 시즌 시속 158.0㎞(트랙맨 기준)까지 나왔다. 패스트볼의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다. 여기에 130㎞대 중반의 낙차 큰 커브를 던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플러스 피치로 인정받은 구종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피안타율이 0.125에 불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타자를 상대 바깥쪽으로 크게 흘러나가는 스위퍼도 있다. 좌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커터도 던진다. 커맨드가 간혹 흔들릴 때가 있고, 슬라이드 스탭이 조금 약하기는 하지만 그냥 던지는 능력으로 보면 상대가 위협을 느낄 만하다. 그리고 이 선수는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WBC에서는 한국 선수가 될 수 있다.

한국계 3세인 미치 화이트(31·SSG)의 장점을 나열한 설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 ‘박찬호 닮은 꼴’로 팬들의 화제를 모았던 화이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구단들의 영입전 끝에 SSG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시작 전 햄스트링을 다쳐 울퉁불퉁한 시기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위는 왜 SSG가 이 선수에게 공을 들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화이트는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시즌 6번째 승리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88에서 2.65로 낮췄다. 최근 등판에서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날은 화이트의 장점이 그대로 나온 날이었다. 화이트 또한 경기 후 “올 시즌 들어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기”라고 환하게 웃었다.

▲ 29일 인천 한화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에 위닝시리즈를 안긴 미치 화이트 ⓒSSG랜더스

상대 선발이자, 화이트의 다저스-토론토 선배이기도 해 서로 안면이 있는 류현진(38·한화)도 잘 던졌다. 팽팽한 투수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화이트가 뒤지지 않았다. 강력한 패스트볼이 기본이었다. 보더라인에 투구가 되면서 한화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여기에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시속 130㎞대 중반의 커브가 일품이었다. 신장이 작은 타자들의 경우 눈높이에서 무릎 아래까지 순식간에 떨어졌다. 수많은 헛스윙, 그리고 루킹 삼진이 나왔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최고 137㎞까지 나온 스위퍼까지 잘 통하면서 이날 10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 우타자들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휙 돌아 떨어지며 힘없는 헛방망이를 유도했다. 화이트의 말대로, 적어도 변화구 구사력에 있어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날이었다. 나흘 휴식 후 등판임에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6.2㎞까지 나오면서 싱싱한 어깨를 과시했다.

화이트는 이날까지 시즌 13경기에서 74⅔이닝을 던지며 6승3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중이다. 개막 전 부상 탓에 아직 규정이닝에 3⅓이닝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이 추세라면 전반기 종료 시점에는 규정이닝에 들어올 수도 있는 페이스다. 그렇다면 리그 3~4위권의 평균자책점이다. 본격적으로 몸이 풀릴 이닝 시점이고, KBO리그에 적응도 어느 정도 끝난 만큼 후반기에는 더 좋은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 류지현 WBC 대표팀 감독은 이미 화이트의 투구를 직접 지켜보는 등 현미경 분석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화이트는 2023년 WBC 당시에는 대표팀의 출전 요청을 정중하게 고사했다. 당시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시기라 팀 내 입지가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프링트레이닝이 정말 중요했고, 이 기간을 희생해야 하는 WBC에 나가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026년 대회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지금 좋은 활약을 이어 가고, 메이저리그 복귀가 아닌 내년에도 SSG에 남는다는 가정이다. 화이트는 ‘상황’이 맞는다면 대표팀에 나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한 바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이미 관찰에 들어갔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 김원형 대표팀 투수코치는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 당시 화이트의 투구를 직접 지켜봤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화이트의 투구를 보러 왔다”고 할 정도였다. 목적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뽑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화이트가 WBC에 나갈 상황이 되고, 선수도 거부하지 않는다면 안 뽑는 것도 이상하다. 국내 토종 에이스들 이상의 구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최종 성적, 그리고 내년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내년 WBC 출전 여부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출전할 수 있다면 대표팀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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