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21~129)=이창호는 스승 조훈현 9단과 함께 최근 상영된 영화 ‘승부’의 실제 모델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 제작까지에는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이창호는 나서거나 드러내는 것을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
이런 그를 설득하기 위해 영화사와 한국기원 관계자들이 1년 가까이 공을 들였다는데, 한사코 마다하는 그로부터 OK 사인을 받아낸 것은 스승의 한마디였다는 후문. 시사회에 참석해 출연 배우와 포토월에 서기도 한 스승과는 달리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조차도 쑥쓰러워 뒷날 OTT로 조용히 시청했다는 이창호가 좀 더 활달했다면 바둑 저변 확대에 더 크게 기여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빈말만은 아닐 것이다.
121이 이른바 ‘강동윤류’. 상대를 자극하는 응수 타진으로 당하는 쪽은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쉽게 손이 못 나오던 이창호는 18분 장고 끝에 122로 응했는데 걸려든 수이다. 참고도 1 이하로 참아야 했던 것. 그랬으면 7까지 백도 별게 없다. 물론 이래도 A의 곳을 흑이 차지하면 크게 좋은 형세는 바뀌지 않는다. 125~129가 멋진 행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