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과 누적]언제나 핵심은 기본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얼마 전 DMZ 피스 트레인 페스티벌과 아시안 팝 페스티벌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외 여러 페스티벌이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공연시장 매출액은 약 71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은 한국을 포함한 현대 음악산업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분야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콘서트 산업이 꾸준한 성장 속에 38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스티벌에 가서 몇몇 공연을 봤다. 그중 밴드 바보(BABO·사진)의 무대가 있었다. 바보는 악뮤 이찬혁이 결성한 밴드다. 가면을 쓴 채 활동하지만, 이찬혁이 있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나는 악뮤의 오랜 팬이다. 그들의 앨범이 기대에 못 미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19년 3집 <항해>의 경우, 당대 최고 명반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모든 게 너무 빨리 진행되어 역사에 남을 겨를조차 없는 세상, 그럼에도 이 음반은 위대한 예외로서 먼 후대에도 기억될 것이다.
바보의 무대 이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핵심은 갓 데뷔한 그들이 페스티벌의 황금시간대를 차지하는 게 맞느냐의 것이었다. 일리 있는 비판이다. 보통 페스티벌에서는 인지도가 높을수록 저녁 혹은 밤 시간을 배정받는다. 이 지점에서 그들의 신비주의 콘셉트는 설득력을 잃는다.
기실 라이브가 좋았다면 비판의 목소리는 덜했을 것이다. 바보가 추구하는 장르는 슈게이징(shoegazing)이다. 관객과의 적극적 소통보다는 장르 명칭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신발을 보면서 연주에 몰입하는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라이브는 기대 이하였다. 사운드는 들쑥날쑥, 무대 위 퍼포먼스는 골수팬을 제외하면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렇다. 콘셉트가 어떻든, 음악 지향이 무엇이든 다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라이브를 잘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이다. 악뮤의 라이브가 앨범만큼이나 훌륭한 것처럼.
배순탁 음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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