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꿈을 키우는 사제동행 역사·문화탐방]고등학교 편(하)

◇ 강창모 학생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묵직한 슬픔 느껴져"
이번 탐방에서 가장 마음 깊이 새겨진 순간들은 단연 다양한 역사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였다. 그중에서도 묵직한 슬픔이 느껴졌던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 이름 모를 고통을 겪었을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했던 후쿠오카시 박물관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원폭 피해자들의 낡은 유품들과 처참했던 순간들을 담은 기록들을 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함께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기념관을 둘러보는 내내 일본이 마치 원폭의 피해자로서만 강조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나 책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어딘가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진실의 일부가 가려진 듯한 느낌은 오히려 그 감춰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왜 역사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씁쓸한 질문을 남겼다.
◇ 박현비 학생 "단순한 여행 아닌 배우고 성장했던 순간들"
이번 탐방은 일본 문화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동시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돼줬다. 교과서나 인터넷으로만 접했던 정보들을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을 직접 느끼고 보는 과정은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말 모든 장면이 소중하게 기억될 것 같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여정을 다시 돌아보았을 때, 단순한 '일본 여행' 이 아니라 무언가를 배우고 느끼며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여행할 기회가 온다면 단순 관광지를 보는 것을 넘어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느끼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3박 4일 일본 문화 탐방은 나에게 새로운 시선을 선물해 준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 강승우 학생 "합천의 역사를 다시 생각해본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원폭 희생자 위령비와 기념자료관을 둘러보며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합천 출신이라서 그런지, 히로시마에서 위령비를 볼 때 합천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우리 고장에도 원폭의 아픔을 간직한 분들이 계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일본의 위령비와 자료관을 직접 보고 나니 다시 고향에 돌아가 합천의 역사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배수연 학생 "학교 밖에서 배운 소중한 경험"
일정은 정말 빡빡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무릎 관절도 아프고 너무 많이 걸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에는 그런 것마저도 다 소중한 기억이 되어 있었다. 그냥 '고생했지만 좋았다' 이런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되는 되게 복잡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가슴 한켠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여행은 지쳐있던 나에게 너무나도 좋은 환기였고, 다시 걸을 힘을 준 시간이 됐다.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던 나를 다시 웃게 해줬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줬다. 그냥 공부만 하는 학교 밖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런 시간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해줬다.
◇ 정다현 학생 "인류 공동체 의식 마음에 새겨"
비록 짧은 4일이었지만, 그 속에서 경험한 것들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 탐방을 통해 배움의 방식에 대해 새롭게 깨달았다. 교실 안에서 책으로만 배우는 지식이 아닌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생각을 깊게 만들어준다. 히로시마에서의 침묵, 아키요시다이 동굴에서의 경이로움, 방재센터에서의 긴장감 모두가 하나하나 특별한 교육이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친구들과 함께 했기에 더 의미 있었다.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공유하며 진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또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이번 일정을 통해 배운 평화의 소중함, 자연과 환경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마음에 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다.
◇ 김동윤 학생 "나의 시야를 넓혀준 뜻깊은 여행"
히로시마 평화공원과 원폭 돔을 방문하며 전쟁의 참상을 체감했다.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희생당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전쟁이 남긴 상처는 단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인류 전체가 함께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문제임을 절감했다. 박물관 내부의 사진과 기록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이번 여행은 일본의 역사, 문화, 자연을 깊이 있게 체험하며 나의 시야를 넓혀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아픈 과거를 직시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성찰을 안겨준 귀중한 여정이었다. 그 경험들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과 감수성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 황지민 학생 "타인 고통 공감하는 평화시대 바란다"
그날의 히로시마는 고요했지만, 그 고요함은 마치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되새기는 듯했다. 부서진 건물의 뼈대와 전시된 유품들은 단지 과거의 것이 아니었다. 전쟁의 상처는 지금도 이 도시에, 이 사람들 속에 살아 있었다. 특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 서 있을 때,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 속에서 우리의 고통이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고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평화란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그곳에서 배웠다.

◇ 정연주 학생 "전쟁의 상처, 아픔 고스란히 전해져"
히로시마에서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현장인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찾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그림, 전시물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산 채로 재앙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의약품도 물자도 얼마 남지 않았고,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차례로 숨을 거두었습니다"라는 설명글이 붙은 그림과 사진들은 그 참혹함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요! 뜨거워요! 제발 물 좀 주세요! 살려줘요! 엄마! 죽고 싶지 않아요" 같은 절규는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팠다. 단순한 전쟁의 피해를 넘어선 인간적인 고통과 상실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살아남았음에도 가족과 친구를 잃고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이들의 아픔이 전해져 왔다.
◇ 황수지 학생 "망설였던 여행에서 얻는 소중한 인연과 경험"
5월 말은 학생들에게는 바쁜 시기이다. 여러 과목의 수행평가와 끝없이 나가는 진도. 그런 이유들로 나흘 동안이나 일본에 가는 것이 망설여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지금이 아니면 해 볼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경험을 위해 학업을 잠시 접어두고 일본으로 선뜻 발을 내디뎠다. 일본에 와서 나흘간 경험했던 것들을 돌아보면 정말 선택을 잘했다고 느껴진다. 혼자 갔더라면 하지 않았을, 하지 못했을 체험들, 처음에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졌던 소중한 인연들,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것만 얻어가는 것 같다. 인생에서 이런 흔치 않을 경험을 하게 해주신 학교 담당 선생님과 가이드 선생님, 그리고 경남일보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정예진 학생 "세계를 이끄는 사람으로 커다란 꿈 키워"
울적할 줄만 알았던 귀국 비행기에서는 꽤나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헤집어 놨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나는 앞으로 더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싶어졌다. 평범하고 지루한 건 아무래도 적성에 안 맞아서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타국의 다양한 아티스트를 만나며 새로운 도전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낯선 타국 땅에서의 생활이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내 평생의 꿈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설렘과 용기가 더욱 앞선 느낌이었다. 언젠가 내가 세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이 된다면 이 여행의 기억이 절대로 그 기반을 다지고 있을 터이다. 영원히 붙잡고 있고 싶지만 야속하게도 손가락 새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천천히 바스라져 가는 기억들이 지금 기행문으로써 기록한 순간 온전한 나의 것이 되었다.
정리=김성찬 기자 kim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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