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밀집 번식장 구조 2년… 입양은 ‘아직’

목은수 2025. 6. 29. 20:1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형견 50마리 주인 못찾아 대기
슬개골 탈구·유전 질환에 시달려
첫 공판, 수의사 무면허 행위 쟁점

지난 2023년 9월 화성시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중 50여 마리가 여전히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9일 오전 여주시 반려마루 보호동에서 해당 강아지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2025.6.29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밀집 사육되던 강아지 1천400여마리가 구조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번식장 운영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수의사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문한 여주시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 3층 보호실. 견방 안에 있던 흰색 포메라니안 ‘들깨’(9)는 뒷다리에 아예 힘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람이 반가워 앞다리만으로 몸을 지탱해 견방 앞 문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다가도, 이내 힘에 부친 듯 주저앉았다.

슬개골 탈구 4기(가장 높은 등급)인 들깨는 지난 2023년 9월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구조됐다. 당시 “동물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부고발이 이뤄진 후 동물단체와 경기도 등이 힘을 모아 강아지 1천426마리를 구조했다. 이 가운데 583마리가 이곳 반려마루로 왔는데, 여전히 50여마리는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만난 구조견들은 모두 성인 팔뚝 길이가 채 되지 않는 소형견이었다.

구조 당시부터 구조견들을 돌본 하지선 보호관리팀 선임은 “들깨처럼 심하지 않더라도 슬개골 탈구는 구조견방 모든 아이들이 갖고 있다”면서 “소형견 자체가 슬개골 탈구가 많은데 좁은 번식장에서 산책도 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번식에 내몰리니 근육이 약해져 더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처음 봤을 때는 넓은 공간에 풀어줘도 걷는 법을 몰라 어색해 했지만, 직원과 봉사자들의 손을 타면서 점차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9월 화성시 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중 50여 마리가 여전히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9일 오전 여주시 반려마루 보호동에서 해당 강아지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2025.6.29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근친 교합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전적 문제를 가진 구조견들도 일부 있었다. 검은색 푸들 ‘콩’(12)은 치주염이 심해 턱뼈가 아예 없었다. 아랫니마저도 두 개밖에 없어 직원들은 음식물을 잘 씹을 수 있도록 사료 등을 불려서 제공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심장이 큰 ‘심비대’나 심장에서 소리가 들리는 ‘심잡음’ 등 심장병을 앓는 경우도 있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수원지법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수의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번식장 대표 등 운영진 5명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살아있는 어미 개의 복부를 절개해 새끼 강아지를 꺼내고, 수의사 면허 없이 의약품을 주사한 혐의를 받는다. 또 허가받은 마릿수보다 많은 강아지를 기르기 위해 건물을 무단 증축하는 등 건축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공판에서 피고인(운영진)측 변호인이 수의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일부 부인하면서, 앞으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변호인은 “항생제를 투여한 건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게 맞다”면서도 “전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놓은 주사들은 가축주도 가능하고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