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과 ‘균열’ 속 인간과 자연, 위태로운 공존을 마주하다
8人 작가 참여…자연이 들려주는 다층적 이야기 작품으로 전해



‘자연의 숨결과 인간이 남긴 상흔이 나란히 놓인 공간’
붉은 빛으로 물든 산, 폭포수와 같은 물의 풍경, 봄을 머금은 꽃. 자연의 생동감이 담긴 장면이 속삭이듯 다가온다.
무등현대미술관의 제11회 환경미술제 ‘Whispers of Nature: 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가 오는 7월4일부터 8월24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환경 문제를 감각적으로 환기하고자 2013년부터 매해 이어져온 ‘환경미술제’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올해 주제인 ‘자연의 속삭임, 숨결부터 균열까지’는 눈앞의 생명력과 동시에 그 이면에 도사린 기후위기의 실체를 직시하며, 예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위태로운 공존을 성찰하고자 한다.
전체 전시는 ‘숨결’과 ‘균열’이라는 두 개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전반부 ‘숨결’에서는 김수진, 선민정, 송필용, 이석중 작가가 참여해 자연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생명력, 일상 속 자연의 평온함을 다채로운 감각으로 표현한다. 특히 어둠이 조성된 공간 속 자연의 소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해 관람자가 시각뿐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자연의 조용한 인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지는 ‘균열’에서는 문선희, 엄기준, 정송규, 조정태 작가가 우리가 직면한 비가역적인 환경 훼손을 응시한다. 토양오염, 해양오염, 산불 등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파괴의 흔적과 그로 인해 발생한 정서적 단절, 침묵 속의 비명을 시각화했다.
작품들은 감각적으로 정제된 표현을 통해, 생태계 붕괴와 감정의 균열이 연결돼 있음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관객은 8명의 작가가 전하는 ‘숨결’과 ‘균열’의 메시지를 따라가며, 자연의 숭고한 생명력과 인간이 남긴 상흔 사이에서 위태로운 공존의 현실을 성찰하게 된다.
단순한 고발이나 경고를 넘어, 감각의 층위를 통해 자연의 존재성과 그것이 처한 위기를 조용히 되묻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예술은 생태적 감수성과 사회적 상상력을 일깨우는 매개체가 된다.
전시 기획을 맡은 박우리 학예실장은 “자연은 언제나 존재만으로 우리 곁에 위로를 건넸지만, 인간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 그 부드러운 숨결 이면에는 깊고 어두운 균열이 생겨났다”며 “이번 전시가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묻는 사유의 출발점이 되고, 삶 속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미술제’는 무등현대미술관이 2013년부터 지속해온 대표 기획전으로, 환경 담론을 넘어서 감각적 공감과 정서적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왔다. 매해 주제를 달리하며 동시대 예술의 언어로 자연과 사회의 관계를 해석해 오고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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