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같은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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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는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다.
이솝우화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은 꾀 많은 여우다.
어리석은 동물세계에서 여우가 행하는 계략과 술책을 보면 과연 여우다.
그 앞을 지나가던 여우가 멀찌감치 서서 문안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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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는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다.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회를 풍자한다.
이솝우화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은 꾀 많은 여우다. 영리하기 이를 데 없고 간교하기까지 하다. 어리석은 동물세계에서 여우가 행하는 계략과 술책을 보면 과연 여우다. 특히 병든 사자와 관계된 이야기가 많은데, 그중 두 가지를 음미해 보자.
어느 날 병든 사자가 동굴 안에 누워 있었다. 그 앞을 지나가던 여우가 멀찌감치 서서 문안 인사를 했다. 사자는 동굴로 들어와서 인사를 하라고 했다.
그러자 여우는 대답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간 동물들의 발자국은 있는데 밖으로 나온 발자국은 없으니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잡아먹힐 것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영특한 여우가 아닐 수 없다. 이 정도는 지혜롭다고 봐줄 수 있다.
두 번째다. 어느 날 병들어 누워 있는 사자는 사냥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여우에게 말했다. 사슴고기가 먹고 싶으니 사슴을 잡아 오면 여우를 살려주겠다고 했다.
여우는 계책을 썼다. 사슴에게 다가갔다. 사자가 병들어 죽게 됐는데 뿔도 멋있고 풍모가 있는 사슴을 다음번 동물의 왕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이 말에 속은 사슴은 병든 사자를 만나러 여우와 동행했다. 대단한 권모술수(權謀術數)다. 사슴은 사자에게 잡아먹히고 여우는 사슴의 염통까지 득템해서 먹어 치웠다.
우리네 일상에서도 여우 같다는 표현을 흔히 한다. 곰보다 여우가 낫다고도 한다. 사자의 비위를 맞추고 순진한 사슴을 꾀어 먹이까지 얻는 여우를 보면 생존전략이 대단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선량한 사슴을 죽게 만들었으니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우 같다는 말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으로 회자되는 말이라 여겨진다.
남녀 관계에서도 남자들이 여우 같은 여자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비위를 맞추고 아양을 떨면서 간이라도 내줄 듯 잘해 주기 때문이다.
선의에서 그런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세상사에서 보면 선의를 가장한 악의적 관계도 많다. 그래서 가정이 파탄 나고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종의 사기적 행위도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는 '꽃뱀'이라는 말도 있다. 의도를 가지고 남자들을 홀려 성을 매개로 이득을 취하는 여자들을 일컫는다.
술과 여자에 유혹돼 재산을 잃고 인격이 파탄 나고 패가망신까지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남자를 수렁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으니 여우 같은 행각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여우 같은 여자가 좋은 걸까? 여우 짓에 놀아나는 것은 아닐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정의 유희를 얻고자 주변과의 갈등을 초래하진 않는지 성찰해 볼 일이다.
반면에 모든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열심히 살아가는 여자들도 많다. 긍정의 힘이다. 본연의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곰 같은 여자들은 과연 매력이 없는 존재라 치부돼야 할까.
그렇지 않다. 그런 우직함이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근저의 힘이기 때문이다. 곰보다 여우가 낫다는 말은 상대적인 것이다.
혼탁한 세상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현실에 각성을 해 보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여우 같은 간교함을 부리지는 않는가.
순간의 쾌락과 만족을 위해 여우 같은 술책에 넘어가지는 않는가.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여우 같은 아첨과 간교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는가 말이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있다. 가정 파탄이 늘어나고 있다.
실용과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인륜의 가치를 저버리고 이익만 생각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여우 같은 여우가 판을 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인류애를 되새기며 선의가 바로 서고 가치가 재정립되는 휴머니즘 세상, 법치가 바로 서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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