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관 후보 44%가 의원… ‘삼권분립 역행’ 비판 불가피 [李정부 2차 내각 인선]
국회법상 국무위원은 겸직 예외
현직의원 낙마 사례 한번도 없어
청문회 통과 고려한 조치 분석
당정 협력 바탕 성과 도출 포석
국힘 “의원내각제로 착각”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1기 내각’ 진용의 색채가 더욱 분명해졌다. 가장 큰 특질은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대거 입각시킨 점이다. 2005년 인사청문회 도입이후 가장 많은 비중의 현직의원 장관 겸직 배치가 이뤄질 확률이 높아졌다. ‘삼권분립’ 비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당정간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성과를 내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재명 정부’ 1기는 개혁과제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내느냐에 명운이 달리게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29일까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총 18명의 총리·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중 8명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전체 후보자 중 44.4%가 현직 의원이다.

인사청문회 ‘의원 불패’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역대 정권은 여지없이 출범 초반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논란으로 후보자가 낙마해 정권 운용에 차질을 빚어왔다. 국회의원 경력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은 전례를 고려한 인사 배치라는 분석인 셈이다. 결국 이 대통령이 조속한 청문회 정국 돌파로 국정주도권를 계속 갖고 가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입법과 국정의 균형을 책임져야 할 현직 의원들을 줄줄이 내각에 집어넣는 건, 대한민국을 의원내각제로 착각한 듯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관·의원 겸직은) 국회와 정부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각료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대통령의 여당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단점이 더 크게 나타났다”며 “삼권분립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시급한 국정운영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성과’를 우선시하겠다는 기류인 셈이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인선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회가 있었다면 좀 더 시간이 있고 국정공백을 메울 여유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막중한 현안 속에서 긴급하게 인사를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당·정간 유기적 협력관계도 발탁 사유 중 하나로 든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강 비서실장은 “당과 대통령실이 하나가 되어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현직 의원이 많이 발탁됐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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