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in] 백일현 안산 시장약국 약사 "휴일 없는 약국, 누군가에겐 희망의 빛줄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서 '시장약국'을 운영하는 백일현(79) 약사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약국의 문을 연다.
1976년 서울에서 약사 생활을 시작한 백 씨는 1999년 안산으로 이주했고, 현 위치에 '시장약국'을 개업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의약분업사태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때다. 의사와 정부, 약사를 둘러싼 분쟁이 오랜 기간 이어졌고,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이 떠안아야 했던 시기다.
"의약분업사태는 제가 약국의 문을 매일 열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불확실한 상황으로 환자들이 약을 구입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365일 약국 운영이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용무나 경조사 등으로 인한 비정기적 휴무는 간혹 있지만, 2025년 현재도 정기 휴일은 없는 '시장약국'이다.
종종 함께 약국에 나와 일을 도와주는 딸 건희 씨는 어느덧 80을 바라보는 약사 엄마의 건강이 걱정돼 휴식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백 씨는 아직 약국을 쉴 생각이 없다.
"아직은 일을 할 만합니다. 체력이 예전 같진 않지만, 저희 시장 약국을 10년, 20년 찾아주는 단골 손님들이 건네는 응원의 한마디에 다시금 힘이 납니다.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제게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습니다."
약국의 이름대로 시장통에 자리잡고 있기에 긴 시간 동안 지역주민들 그리고 인근 상인들과 함께 세월을 부대끼며 살아온 백일현 약사.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정직·사랑·노력이라는 좌우명처럼 오늘도 정직하게, 손님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약국을 지킨다.
"'대학병원보다 시장약국이 낫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약국을 유지할 힘이 솟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약국 운영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니 휴일이든, 명절이든 몸이 불편하시면 편하게 시장약국을 찾아주세요."
이태호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