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양육 힘들어” 슬퍼하는 자식위해 손자 살인미수에 그친 70대 할머니…대구 일가족 안타까운 사연은

구아영 기자 2025. 6.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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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을 힘들어하는 아들 부부를 위해 손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려 했던 70대 할머니의 재판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72) 할머니는 아들 내외의 양육을 돕기 위해 2016년 자식이 사는 아파트 단지로 옮겨 손자 B(11)군의 양육을 도맡아왔다.

여느 날처럼 등교를 거부하는 손자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며 아들이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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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을 힘들어하는 아들 부부를 위해 손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려 했던 70대 할머니의 재판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시점은 약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72) 할머니는 아들 내외의 양육을 돕기 위해 2016년 자식이 사는 아파트 단지로 옮겨 손자 B(11)군의 양육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하나뿐인 손자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또래와 달리 손자는 이상행동을 이어갔다. 우울증, 불안증 및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온갖 정신적인 질환이 손자를 덮쳐 일가족의 행복을 방해했다. 손자의 이상행동은 점차 심해졌는데 특히나 할머니나 부모 앞에서 폭력적인 행동은 예사였고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일도 잦아졌다.

아이의 행동으로 할머니와 부모는 점차 지쳤고 그를 향한 애정어린 시선도 사그라져갔다. 아이의 이상행동으로 양육 스트레스는 극심해졌고, 이로 인한 어른들의 우울증도 함께 커졌다.

급기야 아들이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며 슬픔을 토로하는 모습에 할머니는 너무 가슴이 아팠고, 지난해 9월 해서는 안될 결심을 하게 됐다. 여느 날처럼 등교를 거부하는 손자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며 아들이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아들은 출근길에 나섰고, 할머니는 '기회는 이때'라는 생각에 계획한 범행을 이날 시행하기로 마음먹었다.

할머니는 "손자는 내가 데려간다. 나를 원망할는지 모르지만, 답이 없다"며 "이 모든 것이 너에게 너무 가혹하다. 이 짐들을 덜어야만 아들이 살 수 있다"고 유서까지 적었다. 그러면서 "아들아 사랑한다. 행복하게 살아라"고 덧붙이며 손자와 함께 자신의 목숨도 끊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날은 일가족에게 비극적인 날로만 남았다. 할머니는 잠자고 있는 손자에게 다가가 목을 강하게 조았다. 하지만 손자가 잠에서 깨어나 발버둥 치며 반항해 범행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할머니는 멈추지 못했다. '이미 일은 벌어졌다. 내가 죽이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증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고 생각했고, 할머니는 흉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찔린 손자는 집 밖으로 도망쳤고, 할머니의 계획은 결국 무너졌다.

지난 2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도정원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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