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기저귀 가방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유식은 냉장고에서 꺼낸 채 들고 다니다 보면 적당히 해동이 된다. 아무리 이유식을 잘 챙겨도, 정작 아기 수저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무겁지 않은 아기 수저를 따로 챙겨 나간다. 아이가 밥을 다 먹은 뒤에도 입맛을 다시거나, 빨리 잠들게 해야 할 경우를 대비한 쪽쪽이도 여벌까지 챙긴다.

물티슈로 비단 우리 아이만을 닦는 건 아니다. 뭐든지 입에 갖다 대고 빨아대는 0세이기 때문에 입 주변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물건들을 미리 닦아놓는다. 아이가 유모차 안전바를 뜯어먹은 흔적을 발견한 뒤부터 좀 더 열심히 주변 사물을 닦고 있다. 공동육아방 같은 곳에서 아이가 침을 묻힌 장난감도 놀이가 끝난 뒤 물티슈로 한번 닦아준다. 이유식 먹으며 더럽혀놓은 수유실 소파도 물티슈가 닦는다.

어떻게 먹든 이유식 튀는 건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 턱받이도 생략하게 됐다. 생후 100일 전까지 챙기던 겉싸개를 얇은 담요로 바뀌었다가, 이젠 유모차 밑에 넣어두느라 가방에서는 사라졌다. 아기띠와 떡뻥도 유모차로 들어갔다. 기저귀 가방을 채우던 엄마 물건들은 휴대폰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에 두고 다니게 됐다. 심지어 지갑도 안 챙기고 카드 한 장 들고 다닌다.
기저귀 가방의 경량화는 '가야만 할 길'이었다. 아기의 몸무게가 10㎏을 넘어가면서부터 '무거운 가방'과 '무거운 아기'를 모두 챙길 수는 없게 된 탓이다. 가방이 가벼워지는 만큼 아이 몸무게는 늘어나고 육아 난이도 역시 점점 높아진다. 아이가 누워만 있을 때는 빨리 커서 걷고 말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그런 바람을 얘기할 때마다 가소롭다는 듯 나를 바라보던 육아 선배들의 눈길이 다시금 떠오른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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