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화폐 이야기] 5. 동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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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 안 곳곳에 돼지저금통이 놓여 있었고,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동전을 하나둘씩 모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동전은 이제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소장할 만한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전이 단순히 실물 화폐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동전은 단순한 화폐의 역할을 넘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중요한 자산으로서의 존재감을 계속해서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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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가치, 다시 쓰이는 동전

어릴 적, 집 안 곳곳에 돼지저금통이 놓여 있었고,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동전을 하나둘씩 모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의 동전은 단순한 푼돈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돈을 모은다는 것 그 자체로 재미와 성취감을 주었고, ‘부자가 되겠다’는 작은 꿈을 품게 만들었다. 또한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의 무게를 통해 알뜰함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풍경을 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현금보다 간편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동전은 점차 우리의 삶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조폐공사는 올해 동전 발행량을 전년 대비 98% 이상 대폭 줄일 방침이다. 이유는 시중에 이미 유통되고 있는 동전들이 대부분 사용되지 않고 쌓여 가고 있고, 실생활에서 동전 수요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은 2026년부터 1센트짜리 페니(Penny) 동전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페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3.7센트가 들기 때문에, 이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넘어 자원 낭비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동전은 정말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동전은 단순히 그 기능을 잃고 사라지는 것만은 아니다. 동전은 이제 유통 화폐의 역할을 넘어, 수집과 문화의 영역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매해 판매하는 ‘현용주화 6종 세트’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기념품이나 선물용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동전들은 하나하나의 디자인과 상징성, 그리고 제작에 들어간 정교한 기술 덕분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동전 제작에 쓰이는 압인, 보안인쇄, 도금 등의 고도의 정밀 기술은 국가 기념행사나 역사적인 사건, 국제 스포츠 행사 등을 기념하는 기념주화나 기념메달에도 활용된다. 그 완성도는 예술품 못지않다. 동전은 이제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소장할 만한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동전이 여전히 우리의 일상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유통이 끝난 동전은 폐기되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경제 교육용 키트로 재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통해 자원 순환의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동전이 점차 사라져가고는 있지만, 동전 제조 과정에서 파생된 기술과 가치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동전이 단순히 실물 화폐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돌이켜보면, 동전은 그 시대의 감성과 정서, 그리고 기술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 크기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기억은 결코 작지 않다. 그동안 동전은 물리적인 화폐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해왔지만, 그 상징성과 기술력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동전은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조폐공사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조폐공사는 동전을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잇는 문화적 자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전은 점차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정신과 가치는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우리의 삶 속에 머물 것이다. 동전은 단순한 화폐의 역할을 넘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중요한 자산으로서의 존재감을 계속해서 발휘할 것이다.

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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