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문양처럼... 'Z'는 왜 러시아 군의 상징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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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기색의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는 딸.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내세운 상징은 알파벳 'Z'다.
러시아의 징병 포스터에도 '게오르기예프 리본(검은색, 오렌지색 줄무늬 리본으로 승리와 애국을 상징)'으로 만든 Z가 쓰인다.
러시아 서쪽서 침략했으므로 'Zapad(서쪽)'의 머리글자라거나 혹은 'Za pobedu(승리를 위하여)'의 'Za'(위하여)에 해당하는 Z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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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 유키마사, 전쟁과 디자인

난감한 기색의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는 딸. 딸의 손가락은 영국의 승리가 기술된 역사책을 가리킨다. 아들은 장난감으로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 사방에 나붙은 '아빠는 전쟁 때 뭘 했어?'라는 모병 포스터다. 참전하지 않으면 훗날 자녀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전쟁과 선전, 선동(프로파간다)은 뗄 수 없는 관계다. 핵심엔 디자인이 있다. 디자인은 동사로 쓰면 '설계하다' '꾀하다'는 뜻이다. 책은 전쟁의 역사에서 프로파간다로 사용된 '그릇된 디자인' 중에서도 색, 상징, 말을 다룬다. 전쟁 통에 피아를 구분하는 표식으로써, 살인이라는 비윤리적·비합리적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로써 잘 만든 문양, 잘 만든 문구 하나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디자인의 힘을 일찌감치 깨우친 일부 국가는 전쟁을 시작하며 광고대행사를 고용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당시 크로아티아는 미국의 PR회사를 고용했고, '아빠는 전쟁 때 뭘 했어?'라는 문구도 영국 광고회사가 고안했다.


디자인의 위상은 현대전에서 더욱 높아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이미지 한 장이 전쟁의 정당성을 포함한 국제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대라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책에선 '푸틴 전쟁'이라고 명명함) 이후 단어 하나까지 통제한다. '전쟁'이란 단어 말고 '특별군사작전'을 쓰도록 하고, 'NO WAR(전쟁 반대)'에 해당하는 러시아어는 금지됐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내세운 상징은 알파벳 'Z'다. 러시아의 징병 포스터에도 '게오르기예프 리본(검은색, 오렌지색 줄무늬 리본으로 승리와 애국을 상징)'으로 만든 Z가 쓰인다. Z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한다. 러시아 서쪽서 침략했으므로 'Zapad(서쪽)'의 머리글자라거나 혹은 'Za pobedu(승리를 위하여)'의 'Za'(위하여)에 해당하는 Z라고들 한다. 분명한 건 누군가에게 Z는 공포의 대상이자 슬픔과 비극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애꿎은 Z만 나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처럼 악행의 상징으로 금지될 운명에 처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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