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실제 조사 5시간 5분뿐… 특검 “내일 재소환 통보”
15시간 출석했지만 의견충돌
실제 조사는 5시간 5분 그쳐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신문 종료 후 3시간 넘게 신문 조서를 열람하고 29일 오전 12시 58분경 귀가했다. 검찰 조사에 공개출석하면서 포토라인을 지나긴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특검 측은 이날 조사 과정에서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대립하며 수사가 수 시간동안 지연되어 제대로 필요한 조사를 다 하지 못 했다고 보고 재소환을 통지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귀가한 직후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하라고 서면 전달했다”고 말했다.

3시간 넘게 기싸움을 벌이던 양측은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조사를 중단하고 부장검사가 주도하는 혐의 조사로 넘어가면서 윤 전 대통령 측도 이에 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4시 45분부터 오후 7시까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로부터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 및 외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동의에 따라 심야 조사는 저녁식사를 진행한 뒤 오후 8시 25분부터 이뤄졌다. 특검은 약 1시간 25분 후인 오후 9시 50분경 윤 전 대통령이 신문을 마친 뒤 조서를 열람 중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는 고검 6층에 마련된 조사실에서 진행됐다. 공간은 일반 검사실 구조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뤄진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티타임’도 없었다. 조사실에는 영상 녹화 장비 등이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조사 과정에 대한 영상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은 조사실에서 윤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부르며 예우했다고 한다. 다만 조서 상에는 ‘피의자’로 기록된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경호처가 외부 식당에서 직접 수령해온 음식을 먹었다.
● 특검 vs 尹측, 하루종일 신경전 벌여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조사 시작부터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특검에 출석한 뒤 입장문을 내고 공개 출석 방침을 고수한 내란 특검을 겨냥해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은 법위의 존재이냐“며 “피의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포토라인에 선 채 공개 출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어 대통령령을 언급하며 “출석요구를 할 때는 피의자와 조사 일시·장소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검은 이 규정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자 거부 때도 강하게 충돌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박 총경을 배제해달라는 윤 전 대통령 측에 “박 총경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허위 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에 대해 변협에 징계를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총경 주도로 이뤄진 오전 신문 조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조사를 마친 뒤 피의자가 조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다만 박 특검보는 “조사 자체로 의미 있고, 일부 활용될 곳이 있다”고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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