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의 ‘지금, 이 문장’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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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l 10년간 결근 한번 없이 주물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면 난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말한다.
하지만 최근 반박하기 힘든 말이 나와 버렸다.
꿈이 흔들리는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시니컬한 척, 현실이랍시고 패배주의를 말해주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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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l 10년간 결근 한번 없이 주물공장에서 일했다. 2016년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창작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회색 인간'을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김동식 소설집'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아직도 작가가 꿈인 학생이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이 말은 내가 실제로 들은 말이다. 하지만 많다. 아주 많다. 학교 강연을 다니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작가를 꿈꾸는 걸 보게 된다. 그러면 난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말한다. “작가, 참 좋은 직업입니다.”
직업이 작가인 사람은 그렇게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중간에 많은 생략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야만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작가가 꿈인 아이들은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말을 듣고 있다.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겠어?”
사실 이건 잘 먹고 잘사는 요즘 작가들의 모습으로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반박하기 힘든 말이 나와 버렸다. “어차피 인공지능(AI)이 소설 다 써주잖아?”
인공지능 패배주의. 꿈을 접기에 가장 효과적인 논리가 탄생한 거다. 작가뿐만이 아니다. 다른 모든 꿈도 저 논리로 좌절시킬 수 있는 세상이 와 버렸다.
“저렇게 말하면 전 뭐라고 말해야 돼요, 작가님?”
꿈이 흔들리는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시니컬한 척, 현실이랍시고 패배주의를 말해주는가? 아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소설을 잘 써도 작가를 대체할 순 없습니다. 걔가 모든 걸 대체해도, 우리 개인의 고유성을 대체할 순 없으니까요.”

같은 공장에서 같은 재료로 만든 똑같은 가방도 ‘명품'과 ‘짝퉁'으로 가치는 천지 차이 난다. 명품은 고유한 ‘헤리티지’(유산)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삶도 인간 개인의 헤리티지를 쌓는 과정이다. 그렇게 이룬 결과물이 에이아이와 똑같은 가치일 리 없다. 그 가치를 매기는 주체가 같은 인간이니까.
그렇기에 난 아직도 작가가 꿈인 학생들에게 말할 수 있다. 에이아이가 널 대체할 순 없다고.
‘넌 태양이 될 거야. 별들이 네 주변에서 빛나게 될 게다.'(‘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가운데)

김동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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