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없이 북한 오간 외국인 화물선 선장, 징역형 집행유예

양보원 2025. 6. 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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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인도네시아인 선장
부산 남외항 출항 북한 입항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부산법원 종합청사. 부산일보DB

정부 허가 없이 북한에 입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도네시아인 선장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 선박의 입출항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장 50대 인도네시아 남성 A 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9일 부산 영도구 남외항에서 1517t 화물선을 몰고 출항한 뒤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북한에 오간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다음 목적지를 ‘공해’로 허위 신고한 뒤 같은 달 12일 북한 원산항에 입항했다. 북한에 지난 3월 5일까지 정박한 뒤 같은 달 8일 부산 남외항에 급유 목적으로 들어왔다. 이때도 목적지를 ‘공해’라고 신고했다.

A 씨는 우리나라 해역에서 운항할 때는 선박의 위치를 알리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켰다가 북한에 넘어가서는 이를 껐다. 돌아올 때도 북한 해역에서는 이를 껐다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서는 AIS를 다시 작동시켰다. 영해 밖으로 나가 운항하는 수법으로 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기도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 선박도 남북한 간에 선박 등 수송 장비를 운행할 때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만의 한 법인이 소유한 이 화물선은 몽골 선적으로, 사건 당시 A 씨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국적 승선원 8명이 타고 있었다.

A 씨는 해경에 검거된 이후 컨테이너에 실린 육류 450t가량을 팔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하면 A 씨의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는 점, 국내에서 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약 3개월 동안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