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그윽한 고려 불화와 근대 거장 권진규의 불상을 만나다

노형석 기자 2025. 6. 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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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얼굴들이 깊고 그윽하게 말한다.

700여년 전 고려 화공들이 그린 불화 속 관음상과 지장보살상의 얼굴이다.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나란히 서있거나 수월관음이 중생을 내려다보는 고려불화 그림 속 주인공들을 훑어보다가 훌쩍 시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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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특별전 ‘불이―깨달음과 아름다움’
가나아트센터 전시에 나온 ‘관음지장보살병립도’. 고려시대 14세기 후반 작으로 추정되며 비단 위에 정성스럽게 선묘를 한 뒤 색을 입혔다. 가나아트센터 제공

옛 얼굴들이 깊고 그윽하게 말한다.

700여년 전 고려 화공들이 그린 불화 속 관음상과 지장보살상의 얼굴이다. 그들은 담담하고 단단한 표정으로 절실한 신앙의 격정을 풀어낸다. 왼손에 석장 지팡이를 든 지장상과 온몸을 흰빛 천으로 두른 관음상이 우아한 분위기를 뿜으며 함께 서있다. 얼굴 아래 몸체와 몸을 덮은 천의는 가볍게 나풀거릴 듯한데 가까이서 보면 정연하게 틀 잡힌 것처럼 보인다. 고려 외에는 당대 세계 어느 장인도 이 느낌과 격조로 그릴 수 없었다.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 기념 전시로 시작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9일 마무리되는 불교미술 특별전 ‘불이―깨달음과 아름다움’은 1층 전시장 불화들 보는 눈맛이 각별하다.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나란히 서있거나 수월관음이 중생을 내려다보는 고려불화 그림 속 주인공들을 훑어보다가 훌쩍 시간이 흘러간다.

그들의 고결한 얼굴들을 둘러본 뒤 전시장 다른 켠에 있는 조각 거장 권진규의 건칠불상과 강대철의 반추상 나무조각상‘생명’, 박생광의 채색화 ‘열반’ 등의 근현대 작품들까지 감상하면, 깨달음과 아름다움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기획전 제목의 뜻을 실감할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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