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PK만 보고 충청권 포기각… '해수부 부산 이전' 선거용 불쏘시개?

은현탁 기자 2025. 6.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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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관련한 충청권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홀대, 충청권 패싱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해수부 이전 논란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왜 해수부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지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통령 연말까지 이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12월 안에 해수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취임 이틀 만인 지난 5일 첫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이전을 주문한 데 이어 이번엔 아예 구체적인 이전 시기까지 못 박아 버렸는데요. 충청권과 인천의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충분히 '뜨거운 감자'인데 대수롭지 않게 처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의 부산지역 대선 공약이지만 국민적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에서는 찬성하고 있지만 해수부가 위치한 충청권과 제2의 항만도시인 인천에서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충청권은 4개 시·도지사가 이미 반대 입장을 여러 번 밝혔고, 국민의힘 충청권 국회의원들도 지난 23일 국회에서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충청권 4개 시도 광역의회도 잇따라 해수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의결했습니다.

해수부 이전은 가장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해수부 직원들부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해수부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세종에 있는 본부는 정책 기획과 예산 조정을 맡고, 부산에는 실행력을 갖춘 '해양수도개발청'과 같은 독립적인 추진 기구를 신설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효율적인 대안"이라며 해수부 이전 반대 의사와 함께 대안까지 제시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세종시를 방문해 최민호 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황이 이런데도 이 대통령이 직접 해수부 부산 이전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연내 부산 이전을 지시한 것은 놀랍습니다. 해수부가 업무보고에서 2029년까지 이전하겠다고 했는데 무려 4년이나 앞당긴 겁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찬반양론이 있는 경우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깔고 얘기하곤 했는데요. 유독 해수부만큼은 공론화 절차 없이 속전속결 처리하고 있습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기대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우려되는 사업이다. 해수부가 정부세종청사를 떠나면 다른 중앙부처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정책 집행력이 떨어지고 행정 비효율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수부 주요 정책이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과 긴밀히 얽혀 있습니다. 해수부 직원 1000명이 하루아침에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그 가족들도 보따리를 싸야 합니다.

해수부 퇴직 공무원단체인 해항회와 수우회도 부산을 위해서라도 해수부는 세종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지난 17일 건의문을 통해 "해수부는 바다와 관련한 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전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해야 하는 특수한 업무여건을 갖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하려면 부산을 비워야 하고, 부산에 있겠다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지역균형발전 주장은 형용모순

정부는 해수부 부산 이전의 명분으로 북극항로 개척과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해수부가 꼭 부산에 있어야만 북극항로를 개척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해수부가 인구 40만 명도 안 되는 세종시에서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으로 이전하는데 이걸 지역균형발전이라고 하는 것도 형용모순입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26일 오후 대전 동구 삼성동 당사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 강행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래저래 졸속 이전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대선 공약이지만 아무런 공론화 과정이 없습니다. 충청권의 엄청난 반대 여론에도 고민하는 시늉조차 없습니다. 이 문제가 청사 건물도 짓지 않고, 6개월 내 임대 건물을 마련해 이전해야 할 정도로 다급한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올 12월에 이전하면 북극항로가 되고, 2029년 신청사를 지어 들어가면 북극항로가 안 되는 것도 아닌데요.

정부 차원에서 무슨 해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습니다. 국가 정책이라도 하더라도 여론과 명분, 논리가 부족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도 여론을 외면하고 12월까지 이전하려는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 후보 당시 "좋아 빠르게 가!"라고 말했던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결국 해수부 부산 이전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PK) 표심을 잡으려는 '선거용'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부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패배하고 말았는데요. 내년 지선에서도 부·울·경 광역단체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이재명은 올 연말까지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한다. 아마 전재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을 영남 전체가 아닌 TK만의 당으로 쭈그러뜨리려는 민주당의 승부수가 숨겨져 있다"고 적었습니다.

국민의힘 박덕흠, 성일종 의원 등 충청권 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준석, "농림부는 농촌으로 가야 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부산 지역이나 영남권 지역은 국민의힘에 전통적으로 선거에서 유리했던 지역 아닙니까. 그런데 대선 과정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해수부 장관인) 전재수 의원이 곧 다음 지방선거 부산시장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까지 거론되고 있거든요. 결국 그런 표심을 자극해 선거용으로 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24일 KBS대전 생생뉴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해수부가 꼭 부산에 가야 되는 겁니까? 지금 같은 세상에 다 네트워킹이 돼 있고 글로벌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부처끼리의 협업과 조율도 중요한데 해수부가 부산에 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우리나라 해양수산 정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그렇게 치면 뭐 농림부는 농촌으로 가고 국방부는 최전방으로 가야 되는 겁니까?"(25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용태 국힘 비대위원장-"이재명 정부가 너무 졸속으로 하는 것 아닌가 우려가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과 특히 해수부 공무원과 관계 기관의 이야기를 듣고 숙의하고 나서 결정해야 합니다. 행정제도의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분명히 역작용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야당으로서 강하게 문제 제기 하겠습니다."(25일 이장우 대전시장과 간담회)

■신현영 전 민주당 의원-"국회 이전 그리고 대통령실 이전 이런 부분들 충분히 가능성이 남아 있는 거고요. 뭐 이제 헌재에서도 유권해석 해줘야 되니까요. 차근차근 세종을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부분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해수부 하나 옮긴다고 해서 충청도에 민심이 흔들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25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복기왕 민주당 의원-"현재 충청권의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이것을 두고 마치 행정수도가 해체되는 거다, 이렇게 정치적인 공격을 하고 있는데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발전 축의 하나인 북극항로 개척, 그러니까 새로운 해양 도시로서의 변모한다는 상징입니다."(25일 KBS대전 생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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