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명목을 찾아서] (13) 스웨덴·일본 국왕이 심은 경주문화원 일본 전나무


그런데 박찬우 박사(전, 강원대 연구교수)의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神木)이다』(2024, 북랩)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던 일제의 잔재이다. 전나무 노거수는 사찰, 조선 왕릉, 임진왜란 사적지, 학교, 철도역 등에 현존한다…일본 나가노현(長野縣) 스와신사(諏訪神社)의 홈페이지에는 신공왕후가 삼한 정벌 때 스와신사의 제신(祭神, 제사를 지내는 신)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스와신사는 현재도 신령이 강림하도록 전나무 신주(神主)를 세운다. 명치 정부는 신주 용재를 삼나무, 편백 등에서 전나무로 바꾸었다. …우리는 전나무 노거수가 일제의 신목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아픈 역사를 잊으면 그 역사는 반복된다. " 고 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신공왕후의 한반도 정벌설(征伐說)은 『일본서기』를 근거로 하나 우리나라 사학자들은 날조된 것으로 본다. 반면에 일본은 그녀의 업적(?)을 교과서에도 싣고, 1엔짜리 화폐에 초상화를 그려 넣어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이어 박 박사는 해인사를 비롯한 사찰 8개소, 세조의 광릉을 포함한 왕릉 13개소, 경주문화원 등 공공시설 13개소를 조사한 결과 일본이 의도적으로 심었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심었든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해 군항제와 여의도 윤중로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벚꽃축제는 대부분 우리나라 자생종이 아니라 일본 동경벚꽃(소메이요시노)이고, 일제 강점기 관공서는 물론 학교 등에 심은 나무도 거의가 일본산 가이즈카향나무다.
다행히 최근 식물 주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1908년 제주왕벚나무를 처음 발견한 에밀 타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0)의 이름을 딴 사단법인 '에밀 타케 식물연구소'(소장 정홍규 신부)는 성직자 신분으로 제주왕벚나무를 "K-왕벚나무"로 개명(改名)하여 현재 천년 고도 경주 일원에 심어진 벚나무 개체 작업을 경주시와 협의했으며, 서울시도 윤중로 벚꽃을 자생종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아산 현충사의 가이즈카향나무는 이미 베어버렸으며 대구에서도 의병장 곽재우를 기리는 망우당공원의 가이즈카향나무도 대부분을 베거나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런 개념 없는 식재는 일본 전나무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이해하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박 박사의 지적처럼 소리 없이 진행된 민족혼 말살 정책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 조경산업 발달 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일제 강점기는 물론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전까지 우리나라 조경수 산업은 활발하지 못했다. 따라서 묘목을 키우는 양묘업도 발달하지 못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는 왕벚나무(일명, 동경벚나무)이거나 가이즈카향나무 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국적 등 이것저것 따져 볼 겨를이 없었다. 이런 시대 상황을 인식하면서 불순한 의도가 명백한 나무는 베어버리고 그 이외는 점진적으로 제주왕벚나무나 자생종 향나무로 대체해야 한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필요한 곳에는 외래종 나무를 심는 것도 포용해야 한다.

훗날 두 사람 모두 왕위(王位)에 올랐다. 그러나 구스타프는 기념 표석이 있는 데 비해 히로히토는 표석이 없어 두 나라를 대하는 국민 정서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구스타프 왕에 대한 예우는 특별해 발굴에 참여했던 고분의 명칭을 스웨덴의 한자식 이름, 서전(瑞典)의 서(瑞)자와 출토 금관의 봉황(鳳凰) 장식을 따서 서봉총(瑞鳳冢)이라 했다.
이런 환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6·25 한국전쟁 때 의료지원단을 보냈다. 두 나라 왕이 같은 날 나란히 기념 식수한 사례는 매우 특별하다. 이번 10월말 경주에서 열릴 에이펙(APEC)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의 기념식수 공간도 마련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이정웅 사)대구생명의숲이사장/ 전 대구시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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