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흥 나선 영국 “기업 전기요금 최대 25% 인하” 한국도 부담 완화론

나상현 2025. 6. 2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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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영국이 돌아왔고, 비즈니스를 향해 열려있습니다.”

키어 스타머(사진) 영국 총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업 전기요금 부담을 최대 25% 낮추는 ‘신산업 전략(New Industrial Strategy)’을 발표하며 내놓은 포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아진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춰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취지다. 한국에서도 2년 새 70% 이상 치솟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영국 스타머 정부에 따르면 10개년 계획으로 설계된 신산업 전략은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망 연결 지연’이라는 영국 산업의 두 가지 장벽을 해결해 투자를 촉진하고 숙련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들이 더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the best place to do business)’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7년부터 ‘영국 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항공우주·화학 등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제조업체 7000여곳에 대해 메가와트시(㎿h)당 최대 40파운드까지 전기요금을 감면한다. 또 재생에너지 의무화 비용, 전력용량시장 부담금 등도 면제한다. 아울러 철강·화학·유리 등 에너지 집약 사업체 500여곳에 대해선 전력망 요금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60%인 할인율을 2026년부터 90%로 확대해 전기요금 부담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DESNZ)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 지수(2010년=100)는 2020년 152.46에서 지난해 328.91로 2배 이상 치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요금이 오르면서 유럽 전반적으로 에너지난을 겪은 영향이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영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3년 기준 OECD 주요국 중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머 정부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전기요금이 산업 생태계를 해친다는 판단에서 대대적인 감면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35개국 중 26위(2023년 기준)로 선진국 중에선 낮은 편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인상 속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105.5원에서 185.5원으로 75.8%(80원)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은 109.2원에서 149.6원으로 37%(40.4원) 오르는 데 그쳤다. 과거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보다 저렴했지만, 2023년부턴 역전됐다.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산업계에만 전가한 셈이다.

경총이 방직·섬유·철강·시멘트·화학·디스플레이 등 전기요금에 민감한 산업 112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전기요금 비중은 2022년 7.5%에서 지난해 10.7%로 확대됐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기요금이 유럽보다 저렴하다고 하지만, 미국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편”이라며 “한국처럼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선 높은 전기요금이 그대로 경영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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