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뺀다면야”… 가짜 비만 치료제 무차별 확산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짜 약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데다 가격이 비싼 편이다 보니, 비슷한 성분을 조합한 가짜 약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인기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생산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3일 원격 의료 스타트업 ‘힘스 앤드 허스(Hims and Hers)’와 파트너십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입장문을 내고 “모조품을 판매하는 회사와 협력을 종료한다”면서 “가짜 위고비가 온라인이나 비대면 진료기관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면서,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선 짝퉁 비만 치료제가 아마존 같은 온라인 몰이나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법으로 계속 판매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불법 복제품은 정품보다 30~40% 정도 저렴하다.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복제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것은 중범죄에 해당하지만, 체중 감량 약물에 대한 수요가 크다 보니 우회 경로로 판매되는 약은 계속 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수백 개 위조 비만 치료제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위조품들을 압수했다”면서 “이런 약물들은 대부분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고, 저혈당이나 메스꺼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다.
유럽에서도 가짜 비만 치료제를 팔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초 “영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위고비나 오젬픽을 흉내 내 만든 가짜 비만 치료제를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판매하려던 이들이 다수 적발됐다”면서 “특정 일련번호가 붙었거나 포장 문구에 오타가 있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나라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이 불법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를 해외 직구로 들여오려는 이들을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도체 수퍼 사이클’의 역설… PC 등 전자제품 가격 급등
- 간첩에 암살 당한 대공수사관. 그의 수사일기를 다시 펼쳐본 이유 [호준석의 역사전쟁]
- ‘33원정대’ 수상 취소로 불거진 게임업계 ‘AI 창작’ 논쟁
- “똥밭 걷기 시작”… 김영희, 7년 전 아버지 ‘빚투’ 심경 고백
- 격렬한 직무 속 연달아 임신, 백악관 대변인 비결은… ‘얼음 공주’ 상사 배려 있었다
- 일본 악몽의 폭설 고속도로... 67대 연쇄 추돌, 28명 사상
- 3년 연속 2% 이하 저성장 늪 빠진 한국 경제...반등할 수 있을까
- 영주 ‘주먹 부사’ 25개 4만3200원, 조선몰 단독 협상 가격 특별 공급
- 뿌리고 30분 후 물로 씻어냈더니, 새 집 같은 욕실과 주방
- 귀에 꽂으면 상대 말소리와 TV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신기한 이어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