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포츠 논픽션 작가가 만난 ‘경기장의 순간들’

백수진 기자 2025. 6. 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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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커브를 한 번 더

야마기와 준지 지음|고은하 옮김|모로|392쪽|1만8000원

1979년 여름 고시엔 구장에서는 일본 고교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은 18회 연장 혈투가 펼쳐졌다. 한 1루수는 힘없이 날아오른 타구를 넘어지면서 놓쳐버리고, 한 번도 홈런을 쳐본 적 없던 타자가 동점 홈런을 친다. 공 단 하나가 인생을 바꿔버릴 수 있을까.

1970~1980년대 활약한 스포츠 논픽션 작가가 야구·복싱·조정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를 취재했다. 명문 구단에 입단했지만 등번호 94번을 달게 된 배팅볼 투수, 어느 날 갑자기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고 결심한 대학생 등 스포츠 만화 주인공 같은 인물들의 낭만적 분투가 담겼다.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통찰력 있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우울한 어느 날, 경기장으로 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청춘을 다 써버린 세계에 있고, 그들은 아직 청춘을 쓰지 않은 세계에 있었다. (…) 요컨대 나는 스스로를 햇볕에 바짝 말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축축하고 꿉꿉한 날이 이어지는 요즘, 자신을 햇볕에 바짝 말리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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