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란 차관’ 오타 아니냐고요?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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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5월 서울대에서 '고운 이름 뽑기' 대회가 열렸다.
한자 이름이 대세이던 시절 순우리말 이름 선택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중국에서 한자가 전해진 뒤로 소수 귀족이 성과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기 시작했으나, 일반 백성의 경우 성은 생략한 채 이름만 순우리말로 지어 사용했다는 것이다.
어느 일간지에 실린 1996년 제40회 행정고시 합격자 명단에 이 차관의 이름이 한자가 아닌 한글로 적힌 것을 보니 순우리말 이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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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5월 서울대에서 ‘고운 이름 뽑기’ 대회가 열렸다. 자녀가 한자 말고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정들이 출전해 경합을 벌였다. 영예의 금상은 충남 천안에 사는 김모씨 가족한테 돌아갔다. 김씨 부부는 남매에게 ‘초슬’ ‘이슬’ ‘귀슬’ ‘한슬’ 같은 예쁜 이름을 지어준 점이 후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신문 기사를 보면 “남의 조롱을 무릅쓰고 순교자 같은 의지로 한글 이름을 지어준 부모들을 격려하는” 것이 행사 목표였다고 한다. 한자 이름이 대세이던 시절 순우리말 이름 선택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국어학자들은 삼국시대까지만 해도 한국인들 거의 대부분이 순우리말 이름을 썼을 것으로 본다. 중국에서 한자가 전해진 뒤로 소수 귀족이 성과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기 시작했으나, 일반 백성의 경우 성은 생략한 채 이름만 순우리말로 지어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고려 왕조가 출범하며 비로소 중국의 문자와 문화를 제대로 수입했고, 그때부터 상류층을 중심으로 한자어 작명이 본격화했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오늘날 순우리말 이름이 누리는 인기에는 그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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