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작가 현진숙, 故 마광수 교수 전기소설 발간

제주 출신 작가 현진숙이 새 소설을 펴냈다. 故 마광수(1951~2017) 교수를 재조명한 장편 전기소설 '마광수 - 성(性)과 죽음의 진실'(열림문화)이다.
저자는 본인도 그동안 마광수 교수에 대해 오해하고 곡해했다고 스스로 비판하며, "그의 예술세계나 작품보다는 인간 마광수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한다.
마광수는 윤동주 시인 연구자로서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91년 펴낸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 논란에 휩싸이면서 1992년 구속되기에 이른다.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해직됐지만, 1998년 특별사면을 받아 복직했다. 그리고 2017년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다. 향년 66세.
이 소설은 마광수의 교수 초기 시절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를 그린다. '즐거운 사라' 발표, 구속, 법적 분쟁, 복직과 쇠약해진 말년까지 제3자의 시선으로 고인의 삶을 쫓아간다.
아무리 시어 하나하나에 쌓인 울분들 분노들을 담아 저 세찬 빗줄기 속으로 씻어내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껍질 모두 다 훨훨훨 빨가 벗겨 빗줄기에 알몸으로 녹아들고 싶었지만' 저 휘몰아치는 폭풍우로는 어림도 없었다.
아, 어디로 가면 어디쯤 가면 자유로이 숨 쉴 수 있을까. 아,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야 얼마나 더 추락해야 끝이란 말인가. 이 목숨이 다해야 지옥도 끝날 판인가!
- '마광수 - 성(性)과 죽음의 진실' 123쪽 가운데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한국은 어떠한가. 마광수가 고발한 위선의 사회로부터 얼마나 깨끗해졌는가. 그를 단죄했던 사람들은 또 얼마나 깨끗한가. 상기해 보라. 마광수가 세상을 떠난 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아 '미투'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 신여성으로 평가받는 나혜석과 마광수의 행보가 그리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며 "우리는 잊고 있었다. 어느 시대든 금기에 도전하고 통념을 깨기 위해 저항한 이단아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진화하고 역사는 바뀌었다는 것을"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1962년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태어났다. 제주대학교에서 사회학, 동 대학원에서 일문학을 공부했다. 제주통역어학원에서 일본어 강사로 재직했고, 1988년부터 일본에 거주 중이다.
저서로 장편소설 '12월의 코스모스', '나혜석', '죽여도 죽지 않아'와 수필집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최후의 죽음 되길'과 시집 '고통은 흔적을 남긴다' 등이 있다.
177쪽, 열림문화,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