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성공 경험의 원칙…자존감은 손끝 발끝에서부터!

2025. 6. 2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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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자존감이 바닥이에요. 어떻게 하죠?” 상담실에서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다. 비단 지금 심리상담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 살면서 무수히 마주하게 되지 않던가, 볼품없고 형편없는 나를. 그리하여 너무 밉고 싫은 나를.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몰라서 못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무엇보다 ‘성공 경험’이 중요하단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인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높아지려면, 직접 어떤 일을 해낸 성공 경험(Mastery Experience), 타인의 성공을 통해 배우는 대리 경험(Vicarious Experience), 격려와 지지로 동기 부여되는 언어적 설득(Verbal Persuasion), 몸과 마음이 안정적인 생리적·정서적 상태(Physiological and affective States)가 쌓여야 하고, 이 중 제일 강력한 것이 바로 ‘성공 경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살짝 샐쭉하여 반문하게 된다. “아, 누가 성공 경험이 중요하단 걸 몰라서 못하냐고?!”

(일러스트 프리픽)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성공 경험이 중요한 걸 알면서도 번번이 그 경험을 쌓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상당히 큰, 혹은 대단히 멀리 있는 성공을 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힘드니까 빨리 벗어나고 싶은 조급함에서도 기인한다. 예를 들어, 상사의 잦은 꾸중에 위축되어 있는 A과장이 ‘내가 얼른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따내 보란 듯이 성공해야 해!’라고 한다면, 당연히 잘 안될 가능성이 높다. 위축되어 있는 상태에서 창의적인 사고란 잘 이뤄지지 않거니와, 회사란 시스템 내에서 상사의 지원 없이 무언가를 일궈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찬가지로 수학 시험에서 70점 고지를 잘 못 넘는 B학생이 ‘이번엔 90점 이상을 맞아야 해!’라고 할 때, 단 시간에 가능했다면 수학님(!)이 B를 그리 애타게 하지도 않았을 거다. 이럴 때 A는 ‘오늘 하루, 상사가 계속 지적했던 이 실수만은 하지 말자’, B는 ‘이번엔 딱 두 개만 더 맞추자’를 목표로 하는 것이 낫다. 즉, 성공 경험을 높이려면 그 대상을 내 손끝 발끝에 걸리는 아주 사소한, 그렇기에 실현 가능한 것으로 국한시켜야 하는 것이다.

최근 방영 중인 모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우울과 불안의 늪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할머니는 이런 말을 건넨다. “뭐가 그렇게 후회고 걱정이야?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르는 거야~” 우리가 좆는 성공 경험도 마잔가지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만 아직 모른다. 그러니 우리도 오늘, 그것도 내 손끝 발끝에 걸리는 경험에서 성공을 건져올려야 한다. 그래야 조금 괜찮아진다. 한 번에 확 나아진다? 안타깝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내 손으로 조물딱거릴 수 있는 상태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존감이 무릎쯤, 그러다 허리께, 더 나아가 어깨까지 올리와 있게 된다. 더불어, 이때 나에게 격려와 지지의 언어적 설득을 제공해주는 할머니 같은 존재가 있다면 속도는 좀 더 빨라질 것이다.

[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6호(25.07.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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