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소리도 없는 감옥살이”…김예지, 시청각장애인 지원법 대표발의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규정 안돼
“시청각장애인 체계적 지원 필요”

“빛과 소리가 차단된 적막과 어둠의 세계에 산다는 건 그야말로 실체 없는 감옥에 갇힌 것과 같습니다. 그간 제도 밖에 머물러온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이번 법안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랍니다.”
세계시청각장애인의 날인 27일, 국회 기자회견장 연단에 오른 조원석 한국시청각장애인협회장이 말했다. 그는 손으로 점자 정보 단말기를 만지며 준비한 회견 내용을 읽었다. 조 회장이 발언을 시작하자 함께 연단에 선 시청각장애인들과 활동지원인들의 양손이 분주해졌다. 서로의 두 손을 맞잡고 촉수화를 통해 조 회장의 발언 내용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촉수화란 수어를 하는 상대방의 손을 접촉해 촉각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다.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를 동시에 지닌 시청각장애인들만의 소통법이다. 이처럼 시청각장애인은 소통 방식부터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과 다르다. 그러나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시청각장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 또는 청각장애 기준에 따른 단편적 지원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시청각장애인들과의 논의를 거쳐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결과 이날 ‘시청각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시청각장애인을 독립된 장애유형으로 정의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청각장애인의 특성과 복지 욕구에 맞춘 체계적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시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 정보접근과 의사소통 지원, 직업훈련, 맞춤형 교육, 문화·체육 참여, 자립지원 등 전 생애주기적 지원을 명시한다.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위해 시청각장애인전문지원사 제도를 도입하고, 종합적 지원기구인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회견에서 “시청각장애인은 촉수어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사용하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었다”며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시청각장애인을 별도의 장애유형으로 법적으로 인정하고 전문적인 체계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국제적 흐름에 맞춰야 한다”며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감각 속에 있는 시청각장애인의 존재를 외면하지 말고 이제는 국회가 응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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