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아중환자실 병상 ‘서울 112 vs 부산 0’… 지역 응급환아가 위태롭다

권도경 기자 2025. 6. 27. 11: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선천성 심장병, 중증 호흡기 질환, 선천성 기형 등을 앓는 환아들이 치료받는 소아중환자실(PICU)이 부산·울산·경북·전남·충북·강원·충남엔 0곳으로 확인됐다.

소아중환자가 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경우 사망률은 PICU보다 1.6배로 높고 국내 소아중환자 사망률은 미국 등 선진국의 2배에 달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소아중환자실 ‘서울 편중’ 심각
성인용 치료 땐 사망률 1.6배↑
강원·전남 등 상급병원에도 전무
응급실 뺑뺑이·원정치료 불가피
신생아 중환자실도 지역 격차 커
수도권-강원 규모 차이 20분의1

선천성 심장병, 중증 호흡기 질환, 선천성 기형 등을 앓는 환아들이 치료받는 소아중환자실(PICU)이 부산·울산·경북·전남·충북·강원·충남엔 0곳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에서도 PICU는 서울에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수도 강원권과 호남·충청권은 수도권에 견줘 각각 20분의 1, 6분의 1인 만큼 수도권 편중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아중환자가 성인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경우 사망률은 PICU보다 1.6배로 높고 국내 소아중환자 사망률은 미국 등 선진국의 2배에 달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PICU를 보유한 전국 상급종합병원도 13곳밖에 없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PICU 병상수는 각각 123개, 49개로, 지역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1개월∼18세인 환자는 위중할 경우 PICU에서, 생후 1개월 미만이면 NICU에서 치료받는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격차는 심하다. 상급종합병원 중 PICU를 보유한 곳은 단 7곳인데 비율로는 14.3%다. 서울에 PICU 병상 112개가 있는 반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병상수는 11개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경기 북부 지역엔 PICU가 전무하고, 인구가 많은 경기남부지역엔 분당서울대병원에 6개 병상만 있다.

부산·울산·경북·전남·충북·강원·충남 지역 상급종합병원엔 PICU가 아예 없다. 사실상 절멸 위기다. 이들 지역에선 소아중환자가 생기면 위중한 상태에도 시·도 경계를 넘어 원정진료에 나서야 한다. 인구 대비 면적이 넓은 강원 지역에서 소아 관련 ‘응급실 뺑뺑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이는 저수가 구조 탓이다. 위중한 환아를 치료하는 PICU는 현재 성인중환자실 수가에 묶여 있다. 소아는 성장 단계마다 차이가 크고, 성인과 비교해 생리학적 특성과 질환 추이도 다르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서너 배 많은 인적 자원이 필요하다. 난도 높은 치료가 이뤄지는 PICU는 소아 수가 가산조차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NICU와 달리 PICU는 상급종합병원 선정기준과 병원 질 평가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아 주요 병원은 수익성이 낮은 PICU를 외면하고 있다. PICU에 근무하는 한 의사는 “환아를 살리는 데 필요한 처치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어느 순간 병원 내에선 적자의 원흉이 돼 있다”고 토로했다.

조산아를 받아주는 NICU의 지역 편차도 극심하다. 호남권(105개)과 충청권(108개)은 수도권(655개) NICU 병상수의 6분의 1 수준이다. 강원(32개)은 20분의 1 규모다. 얼마 전 세쌍둥이를 낳은 고위험군 산모 A 씨는 “친정인 광주에서 NICU 병상을 구할 수 없어 대구 지역 대학병원까지 와야 했다”며 “산부인과가 아닌 소아과 등 배후진료에서 생긴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매년 소아중환자는 8000명가량 입원한다. 대한소아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소아중환자 중 45%는 PICU로, 55%는 성인중환자실로 입원한다. PICU 병상수가 부족해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소아중환자가 성인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PICU보다 사망률이 1.6배로 높다. 국내 소아중환자 사망률은 4%로 미국 등 선진국(2%)보다 2배로 높다. 국내 소아 중환자가 선진국보다 두 배 가량 더 많이 숨진다는 뜻이다. 소아중환자가 제때 치료를 못 받으면 폐·뇌 손상 등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박성종 대한소아중환자의학회 회장(울산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중환자실은 모든 치료의 기본”이라며 “소아중환자는 제때 제대로 치료만 해주면 기저길환이 있는 성인과 달리 예후가 좋은 만큼 PICU 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