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이 대통령의 ‘식사 정치’ 전직들과 만나야 완성된다

전영기 편집인 2025. 6. 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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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20일 미국 워싱턴DC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가자지구의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미국인 인질과 가족 20여 명이 깜짝 등장했다.

차제에 이 대통령이 식사 정치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전직 대통령과 오찬이나 만찬 회동을 하면 어떨까.

노 대통령의 마지막 초청 이후 오늘까지 19년간 전현직 대통령들의 식사 정치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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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2025년 1월20일 미국 워싱턴DC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가자지구의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미국인 인질과 가족 20여 명이 깜짝 등장했다. 현지에서 참관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에 따르면 수많은 취임 행사 중 가장 빛나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고 한다. '깜짝 사건'은 임기 막바지 민주당 출신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출신 트럼프 당선인의 초당적인 협업이 일군 성과였다.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분들을 초대했다. 정부가 마련한 특별기편으로 어제 도착했다"고 트럼프가 구출 인질들을 소개할 때 온 청중이 기립해 환호했다. 바이든은 새 대통령의 조롱과 모욕이 섞인 연설을 듣다 구출 인질이 나오는 대목에서 딱 한 번 일어나 더할 수 없이 기쁜 표정으로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 연합뉴스

이재명·이명박·박근혜·문재인, 한 식탁에 앉게 되길

전현직 대통령들의 일치만큼 국민 통합과 국가의 계속성을 실감케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특정 시대에 가장 많은 국민의 직접 지지를 받았던 주인공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때 기적 같은 국민의 단결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이상의 극단적 분열증을 겪는 한국에선 전현직 대통령들의 만남이 필요하다. 극단적 분열의 한쪽 당사자이자 희생자이기도 한 이재명 대통령은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6월4일 취임사)"고 다짐했다. 요즘 이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시절에 볼 수 없었던 활발한 여야 식사 정치, 이전 정부 각료들과의 김밥 국무회의, 힘으로 밀어붙이기 대신 실용적 탕평 인사를 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차제에 이 대통령이 식사 정치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전직 대통령과 오찬이나 만찬 회동을 하면 어떨까. 많은 국민이 오랜만에 심리적인 편안함, 나라가 안정되게 굴러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갖게 되지 않을까. 부담스럽다면 윤 전 대통령을 빼고라도 전직들을 만나길 권하고 싶다.

현직 대통령이 다른 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을 초청해 식사한 마지막 자리는 2006년 10월10일 노무현 대통령 때였다.

그 전날 세계를 흔든 북한 김정일의 제1차 핵실험이 있었다. 당시 노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국가의 계속성이라는 필요뿐 아니라 국정 운영의 실질적 지혜를 얻기 위해 김대중·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셨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의 결론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한미 동맹을 기초로 상황을 신중하게 관리하겠다"였다. 모르긴 몰라도 그가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가 격돌하던 내부 참모들에게 판단을 맡겼다면 이상한 판단이 나왔을지 모른다.

노무현 이후 19년간 끊긴 전현직 대통령들의 식사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내란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초선 의원 시절 국회 청문회에서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살인마"라고 소리쳤다. 그런 전두환을 청와대로 가장 많이 부른 이가 김대중 대통령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를 두 번이나 초청했다.

노 대통령의 마지막 초청 이후 오늘까지 19년간 전현직 대통령들의 식사 정치는 중단됐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 행사 때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에 공을 세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긴 했다. 그러나 헤드 테이블에 앉히지 않음으로써 '식사 회동'의 의미는 퇴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범죄자 이재명'과 만날 수 없다며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끝까지 거부하다 총선 대패 후 마지못해 한 번 만났다. 사법과 정치를 분리할 역량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과 거의 모든 면에서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식사 정치에서도 그와 다른 길을 갔으면 한다. 대신 평소 김대중·노무현을 계승하겠다고 했으니 그들의 통큰 정치를 따라갔으면 한다. 

전영기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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