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악한 자화상에 중독되었을까?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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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인간 본성에 대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믿음은 성악설 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하다.
인간의 선하고 이타적인 마음을 믿는다고 말하자면 어쩐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소리를 하는 것 같아 쑥스럽기까지 하다.
네덜란드의 언론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인간은 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우리 시대의 믿음에 반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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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아무래도 인간 본성에 대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믿음은 성악설 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하다. 인간의 선하고 이타적인 마음을 믿는다고 말하자면 어쩐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소리를 하는 것 같아 쑥스럽기까지 하다. 그보다는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명령을 따르는 생존 기계’ ‘인간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획득하길 추구하는 존재’ ‘희소한 자원을 두고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고 하는 쪽이 요즘 시류에 더 잘 맞아 보인다.
네덜란드의 언론인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인간은 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우리 시대의 믿음에 반문을 던진다. 그는 인간이 스스로가 만들어낸 악한 자화상에 중독돼 있다고 본다. 우리는 왜 스스로가 악하다는 말을 믿는가? “이상하게도 우리 자신의 죄 많은 본성을 믿는 것은 우리에게 일종의 사면을 제공한다. 만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쁘다면 참여와 저항은 노력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는 인간의 악한 자화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 역사적 사례와 사회 실험에 얽힌 왜곡과 오해를 걷어낸다. 그가 보기에 인간은 공감하고 협력하는 존재다. 인간의 역사적 과오조차 공감과 협력의 오작동으로 발생했다. 참혹한 악행을 선동한 사례들에서도, 사람들을 움직이기 위해 이타적인 대의를 동원한 사실을 발견했다. 작가는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올바로 인식하는 ‘새로운 현실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확신보다는 고민을 남긴다.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가지는 힘,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가능한지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이 가지는 힘에 대한 고민이다. 다만 이 책은 우리가 그 고민의 여정 속에서도, 서로를 냉소가 아닌 희망을 가지고 바라봐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가르쳐준다.
김수혁 기자 stardus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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