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정착기] “가족과 함께 인생 2막 경영해요” | 월간축산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6월호 기사입니다.

아내는 고객 관리 등 대외 업무와 교육생 대상 요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큰아들 권우주 씨는 유소년 선수 육성 교육을 담당하고, 둘째 아들 권우빈 씨는 취미 승마와 마장마술 수업을 지도한다. 말 사육과 관리는 권 대표가 맡고 있다. 막내아들 권우람 씨는 아버지를 도우며 말 사육 등 다양한 업무에 대해 배우고 있다.
권 대표는 13년 전 우연히 승마를 접하면서 말의 매력에 흠뻑 빠져 가족 모두를 승마장으로 이끌었다.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한 그는 30년간 공공 인프라 건설 현장에 몸담은 베테랑 건설업자였다. 젊음을 바쳐 사업체를 꾸렸지만 어느 순간 사업이 정체기를 맞았다고 판단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귀농을 결심하자마자 그는 두 아들에게 함께 사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첫째 우주 씨는 막 군대에서 제대해 복학을 준비 중이었고, 둘째 우빈 씨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두 아들 모두 흔쾌히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권 대표는 보유 자금과 은행 대출을 활용해 승마장 부지와 시설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음에 드는 장소는 주민들 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원래 매입해 둔 부지가 있었는데 주변에서 소를 키우는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어요. 그 땅을 팔고 부랴부랴 알아본 곳이 이곳이에요. 하지만 여기서도 주민들 텃세 때문에 힘들었죠. 그들이 밀양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통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권 대표는 “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해 준 건 마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내가 먼저 그들에게 한 발 다가서는 것이었다”고 당시 일을 회상했다. 귀농 후 승마장이 자리 잡을 때까지 기존 사업체 운영을 병행했다. 그 사이 권 대표는 승마장 경영에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고 관련 자격증을 땄다.
“승마장을 운영하려면 몇 가지 자격증을 갖춰야 하더군요. 부산에 있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본부에서 2년간 교육을 받고, 체육지도자 자격증과 마사회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농업 관련 최고경영자(CEO) 과정도 이수했어요.”
“가족이니까 무슨 일이든 맘 편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건 더없이 좋은 점이에요.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때 그걸 지적하기 시작하면 사이가 쉽게 서먹해져요. 이런 문제는 가족이라서 오히려 더 풀기 어렵죠.”

그가 큰아들 우주 씨와 자주 갈등을 겪으면서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다. 처음에 그들은 사사건건 부딪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서로를 이해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우연히 성격유형검사(MBTI)를 해 보고 서로가 정반대의 성격인 걸 알게 된 것이다.
“큰아들과 저의 MBTI 결과가 완전히 반대로 나오더라고요. 그동안 우리가 왜 그렇게 갈등했는지 한순간에 이해가 됐어요. 그 뒤로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이해하고 넘기려 해요. 저와 관점이 다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사육 시 전용 사료를 먹여야 질병이나 폐사 위험을 피할 수 있어요. 말 전용 사료는 대부분 수입 제품이라 가격이 비싸지만 다른 건 먹이지 않아요. 영양소 공급을 위해 직접 키운 보리도 먹여요. 말은 다른 가축에 비해 예민한 편이라 단독으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확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말보르승마장>은 기존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전반적인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가족들과 회의를 열어 체험 프로그램에 어떤 변화를 줄지 논의해요. 피자와 파스타를 만드는 요리 체험이 지금까지 방문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앞으로 10년을 내다봤을 때 계속 효과적일지 확신할 수 없어요. 말 체험 프로그램에도 변화를 주고 싶은데 어떤 콘셉트로 바꿀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시골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을 익혀둘 것을 강조한다.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직접 손봐야 할 곳이 많아요. 그때마다 기술자를 부를 수 없으니 용접 정도는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목공기술도 갖추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되죠. 귀농을 준비할 때 이런 실용적인 기술을 미리 배워 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여유를 가지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글 박자원 | 사진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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