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비범죄화 3년 만에 '금지'로 유턴... 원인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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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비(非)범죄화했던 태국이 향락용(기호용) 사용을 다시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전날 대마초를 '규제 약초'로 재분류하고,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태국에서 '대마 산업이 정치의 인질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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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지지' 정당 연정 이탈 후 정책 변화

3년 전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비(非)범죄화했던 태국이 향락용(기호용) 사용을 다시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모호한 규제 속 부작용이 잇따르던 가운데, 연립정부 내부 균열이라는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며 정책 전환에 속도가 붙었다. 한때 ‘녹색 금’으로 불리던 태국 대마 산업은 존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의료 목적 외 마약 간주”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전날 대마초를 ‘규제 약초’로 재분류하고,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솜삭 텝수틴 태국 보건장관은 “의료 목적 외 이용은 앞으로 ‘마약’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인과 관광객의 구매·흡연은 물론, 온라인 판매와 광고도 전면 금지된다. 해당 명령은 왕실 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발효된다.
이번 조치는 사회적 부작용과 정치 갈등이 맞물린 결과다. 태국은 2022년 6월 군부 정권 시절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까지 허용하는 파격적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정부는 대마 제품 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0.2%를 초과할 경우에만 불법으로 규정했다. 의료·보건용 대마 공급을 장려해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향락용 대마 사용까지 늘었다.

방콕, 치앙마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대마 매장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대마 성분이 포함된 음료와 요리, 과자 등 식음료도 쉽게 유통됐다. 거리에서는 흡연 모습도 공공연히 목격됐다.
부작용도 뒤따랐다. 2019년 35만 명이었던 향락용 대마 사용자 수는 지난해 70만 명을 넘어섰다. 청소년 오남용과 과다 흡입에 따른 사망 사례도 잇따랐다. 해외 밀수출도 급증했다. 일본에서 적발된 ‘태국발 밀수 대마’는 2021년 전체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적발 건수(390건) 중 47%(185건)가 태국산이었다.
정부 내홍으로 대마 정책 선회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23년 집권한 푸어타이당은 의료 목적 외 대마 사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이에 찬성했다. 그러나 대마 비범죄화를 주도했던 군부 계열 품짜이타이당이 현 정부에서도 연립정부 제2당으로 참여하며 큰 영향력을 미친 까닭에 ‘정책 유턴’은 쉽지 않았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최근 정부 내홍 이후다. 지난달 말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충돌로 양국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자국군을 비판한 발언이 외부로 유출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품짜이타이당은 “총리가 국가 명예와 군의 위신을 훼손했다”며 지난 18일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푸어타이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대마 정책 폐기에 나섰다.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태국에는 1만8,000여 개의 대마 관련 사업체가 등록돼 있다. 태국상공회의소는 대마 산업 규모가 올해까지 12억 달러(약 1조6,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규제 전환으로 대마가 다시 불법이 되면,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태국 대마 옹호 단체인 ‘대마초 미래 네트워크’는 다음 달 7일 방콕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태국에서 ‘대마 산업이 정치의 인질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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