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O.에 맞는 수학 공부를 하라 [생활 속, 수학의 정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제 곧 방학이다.
의도치 않았지만 아이들 수학 공부에 해를 끼치게 되는 소탐대실의 한 장면이다.
수학 공부에도 유효하다.
차 안에서의 구구단 외우기, 여행지에서 문제 풀기 등은 T.P.O.에 맞지 않는 억지 공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방학이다.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시기다. 여행 하루 전 아이들은 기대에 부풀어 들뜬 마음에 잠도 설친다. 드디어 출발 당일, 신나는 기분으로 차에 올랐는데 갑자기 아빠가 구구단 외우는 놀이를 하자는 핵폭탄을 던진다. 큰일 났다. 효자 효녀들은 '안 한다고 하면 부모님께서 실망하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마지못해 참여하지만 이때부터 즐거워야 할 여행길은 지옥길이 된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아이들에겐 정말 피하고 싶은 상황인데 어른들만 모른다. 언제 어디서든 짬짬이 수학 공부를 시키고 싶다는 과욕이 화근이다. 의도치 않았지만 아이들 수학 공부에 해를 끼치게 되는 소탐대실의 한 장면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어른들이 쉽게 여기는 구구단이나 간단한 연산 등의 기본적 질문들에 아이가 오답을 말했을 경우 여행길 차 안의 분위기는 어떻게 변할까. 짐작대로다. 설레고 유쾌해야 할 공간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그 쉬운 질문을 틀렸으니 부모는 어이가 없어 화가 날 것이고, 그런 부모의 실망스러운 얼굴을 마주하는 아이는 어디로든 숨고 싶어 진다. 그 놀이(?) 시간 내내 혹시라도 실수할까 전전긍긍하는 와중에 형제나 자매 간에 의도치 않게 비교까지 당하게 되는 경우에 이르게 되면 부모에 대한 원망을 넘어 수학 자체가 증오스러워진다.
이 부분이 특히 치명적이다. 수학 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시키겠다는 과도한 욕심이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수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것이 최악이다. 돌이키기 힘들다.
'T.P.O.에 맞게'라는 말이 있다. 패션(스타일링)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로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한다'는 뜻이다. 수학 공부에도 유효하다.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춰 공부를 해야 한다. 차 안에서의 구구단 외우기, 여행지에서 문제 풀기 등은 T.P.O.에 맞지 않는 억지 공부다. 운동장에서 밥을 먹고 식당에선 뛰어노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모습일까.
언제 어디서든 수학 공부를 시켜보겠다는 얕은 욕심을 자제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와 환경에서 제대로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자. 여행길 구구단 외우기 강요는 ‘생활 속의 수학 공부’가 아니라 ‘생활 속의 수학 멀어지기’다. 꼭 명심하자. 수학이 멀어지고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순간 아이들은 수포자(수학 포기자)의 험난한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김필립 (주)필립교육그룹 대표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야당에 감사" 협치 애드리브... 시큰둥하던 국힘, 퇴장 때 기립 예우 | 한국일보
- 김용현 측, 구속 연장되자 내란 재판부에 "구속 재판부랑 연락했냐" | 한국일보
- [영상] 싸우기 싫은 소, 코뚜레로 끌어내고 채찍질···피와 침 흘릴 때까지 '학대' | 한국일보
- "갑질 당했다"… '소주전쟁' 하차 감독, 눈물의 기자회견 [HI★현장] | 한국일보
- 김학래 "외도했지만 사랑 아녔다"… 임미숙 오열 | 한국일보
-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신세계家 아이돌 라방 속 '찐재벌 일상' | 한국일보
- 尹 '비공개 출석' 요청에 특검 '강제 수사' 시사... 소환 줄다리기 | 한국일보
- 서유리 "이혼 후 빚 20억 생겨… 현재 13억 갚아" | 한국일보
- 명품백 든 리설주 1년 반 만에 등장... 김정은 부녀와 떨어져 걸었다 | 한국일보
- [단독] 직장 다니다 무직 된 청년, 애초 쉬었음 청년의 5배... '재취업 번아웃'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