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도 생선도 채소도 이젠 온라인으로 장봐요

석남준 기자 2025. 6. 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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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농·축·수산물 거래
올 1분기 3.7조, 5년새 2배로

쿠팡은 지난 23일 저장 사과 80t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 수확해 저온으로 저장해 신선도를 유지한 사과인데, 단 이틀 만에 10t 가까이 팔렸다. 컬리는 올해 안에 신선 식품 판로를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지난 4월 네이버와 손잡았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형 마트와 수퍼마켓, 재래시장의 전유물로 여겼던 신선 식품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익일 배송 같은 물류 혁명을 앞세워 ‘신선 식품은 그래도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이 시장에서 급속도로 세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 식품 부문의 높은 성장성을 주목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자, 오프라인 유통 업계는 ‘신선 식품 영역만은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며 대응에 나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온라인에서 신선 식품 구입하는 사람들

신선 식품 쇼핑을 위해 발품 대신 손품을 파는 사람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라인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3조703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3조3430억원)보다 3605억원이 늘었고, 5년 전(1조5277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큰 것이다.

소비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이커머스 업체들도 신선 식품 관련 서비스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월부터 신선 식품 500여 종을 선정해 ‘프리미엄 프레시’라는 브랜드로 팔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엄격하게 검품해 최상 품질을 보장하는 제품에 프리미엄 라벨을 단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숙성 한우 등심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정육 상품’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작년에는 1800억원을 투자해 대전에 축구장 10면 규모로 신선 식품 전용 물류 센터도 준공했다. 저렴한 제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데 초첨을 맞췄던 물류망에 ‘프리미엄 신선 식품’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추가한 것이다.

컬리는 유통 단계를 줄이기 위해 농수산물 산지 직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컬리에서 판 농수산물 중 산지 직거래를 통한 상품 매출은 1년 전보다 53% 늘었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 전체 신선 농수산물 중 산지 직거래 비율은 40%를 차지한다”며 “앞으로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신선 식품 선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환불해 주는 ‘신선 보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선 식품은 보고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려는 방책이다.

국제적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는 올해 한국의 식료품 이커머스 배송 시장 규모를 166억1000만달러(약 22조5000억원)로 예상하고 2029년까지 연평균 8.8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업체들은 매장 진열을 하고 소비자를 기다리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은 진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는 강력 방어 태세

이커머스의 신선 식품 시장 공략에 맞서 오프라인 유통 업체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대형 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는 최근 신규 점포를 개장할 때 전체 면적의 85~95%를 신선 식품을 비롯한 식료품 위주로 채우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흑돼지, 연어, 수입 과일 등을 따로 모아놓은 신선 식품 특화 구역을 만들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덕점은 개점 두 달여 동안 계획 대비 110%에 이르는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최근 이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점포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바로 소비자 집으로 배송해 주는 ‘오더투홈’ 서비스도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매장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100g)를 990원에 판매하는 등 신선 식품 초특가 행사도 잇따라 벌이고 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공산품 시장을 상당 부분 이커머스에 빼앗긴 상황에서 신선 식품까지 이커머스에 내주면 생존이 어렵다”며 “신선 식품만은 우리가 낫다는 걸 보여주고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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