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숙의이매진] 티셔츠를 사는 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페나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간혹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책상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최근에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내가 읽고 있는 책과 똑같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두 명이나 발견했다.
이 책은 소비자가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의 티셔츠 한 장이 내 손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시간과 거리 그리고 탄소 배출의 여정을 상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책은 로리 파슨스의 ‘재앙의 지리학’이다. 해변에 쌓인 쓰레기 더미 사진을 쓴 강렬한 표지 이미지가 공포감마저 준다. 이 책에는 ‘기후 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 퇴근길에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의 매장에 들러 여름 티셔츠 한 장을 샀다고 하자. 이 책은 소비자가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의 티셔츠 한 장이 내 손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시간과 거리 그리고 탄소 배출의 여정을 상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의 주장은 글로벌화된 불평등한 세계에서는 쓰레기나 플라스틱 등 모든 안 좋은 것을 그저 남의 나라로 내다 버리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고, 저자는 이를 ‘탄소 식민주의’라고 주장한다.
더불어서 오래전에 읽은 조지 오웰이 쓴 르포르타주 ‘위건부두로 가는 길’도 떠올랐다. 석탄을 캐는 광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부터 대서양을 건너는 것”까지 “모든 게 직간접적으로 석탄을 쓰는 것과 상관이 있다”고 한 말, 바로 그 말이다. 티셔츠 한 장 사는 일이 직간접으로 기후 문제를 포함한 그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다면 과장일까. 어젯밤에 내다 버린 쓰레기양이 많았다는 사실부터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또 뭘 해야 하나, 머릿속이 분주하다.
강영숙 소설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통장에 1600만원 찍혀도 컵라면 불렸다” 박형식, ‘식탐’ 소년의 눈물겨운 억대 보상
- “100억 빌딩보다 ‘아버지의 배’가 먼저”… 박신혜·박서진·자이언티가 돈을 쓰는 법
- “비데 공장 알바서 45억 성북동 주택으로”… 유해진, 30년 ‘독기’가 만든 자수성가
- “매일 1만보 걸었는데 심장이”…50대의 후회, ‘속도’가 생사 갈랐다
- “아파트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난 것 같아요…싹 정리할까 합니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 “부모님 빚 갚고 싶었다”… ‘자낳괴’ 장성규가 청담동 100억 건물주 된 비결
- “방배동 1만 평·3000억 가문”…이준혁·이진욱, 집안 배경 숨긴 ‘진짜 왕족’
- ‘냉골방’서 ‘700억’ 인간 승리…장윤정·권상우, 명절에 ‘아파트 한 채 값’ 쓰는 클래스
- “왕십리 맛집 말고 구리 아파트 사라”… 김구라, 아들 그리에게 전수한 ‘14년 인고’의 재테
- “대기업 다니는 너희가 밥값 내라”…사회에서 위축되는 중소기업인들 [수민이가 슬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