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새 관찰 일기’[책과 삶]

뒷마당 탐조 클럽
에이미 탄 지음·조은영 옮김
코쿤북스 | 500쪽 | 3만2000원
늦봄부터 여름까지는 어린 새들이 둥지를 벗어나 성장하는 시기다. 때문에 요즘 길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유난히 작고 둔한 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꽁지깃이 짧고 멍한 까치나, 부리가 유난히 노란 참새 등 둥지를 갓 벗어난 새들을 촬영해 SNS상에 공유하는 게 최근 유행하기도 했다.
새를 관찰하는 건 어렵지 않다. SNS에 올라온 새들이 귀엽다고 생각했다면, 공원을 뛰어다니는 새들에게 눈길이 갔다면 누구든 <뒷마당 탐조 클럽>에 들어올 수 있다.
영화 <조이 럭 클럽>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에이미 탄이 6년간 자신의 뒷마당에서 새를 관찰하며 작성한 기록 90개를 엮었다.
처음 3마리의 새만 구분하던 그는 뒤에 59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사랑하면 알고 싶고 아는 만큼 더 잘 보인다는 말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새들의 모습을 꾸준히 기록했다.
책은 수많은 가설과 물음표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종일까, 왜 모이를 더럽게 먹을까, 왜 무리생활을 할까, 까마귀는 얼마나 똑똑한 걸까, 수컷일까 암컷일까, 방금 행위는 구애였을까. 전문가가 아닌 만큼 작가는 책에 서술한 내용 전부를 확신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새를 향한 호기심과 사랑은 넘친다. 매일 모이통을 갈고, 꿀물을 담고, 천적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면서도 인기척을 느끼지 못하도록 숨죽여 지켜보는 관찰자의 삶에서는 ‘새’라는 종에 대한 사랑이 엿보인다.
새에 대한 집요한 탐구력을 보여주는 탐사 저널리즘이며, 한 편의 소설같이 느껴진다.
새끼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온 어미 새는 잔소리쟁이가 되고, 새들 사이의 권력 싸움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수다가 함께한다.
일기마다 붙은 저자의 그림은 또 다른 볼거리다. 연필로 시작한 스케치는 후반부로 갈수록 구체적이고 다채로운 색의 기록물이 된다. 책을 읽다 보면 가까운 산으로 떠나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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