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시립문학관 건립, 더 이상 미룰 일 아니다

강정원 논설실장 2025. 6.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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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현재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시립 문학관이 없는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16년 문학진흥법이 제정되어 지역 문학관 설립 및 운영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있는 시립문학관 하나 없는 것이 울산의 현실이다. 이는 단순한 문화 시설의 부재를 넘어, 울산의 소중한 문학적 자산을 방치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할 통로를 막는 심각한 문제이다. 

  울산은 외솔 최현배 선생의 탄생지이자, 정인섭, 신고송, 서덕출, 오영수, 김태근, 조순규 등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라성 같은 문학인들을 배출한 문학 도시이다. 특히 '공단 문학'이라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진 울산 문학은 다른 어느 지역도 넘볼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현재 500여명의 문학인들이 울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문학적 성과와 작품, 그리고 정신을 한데 모으고 체계적으로 보관하며 후세에 전할 공간이 없다. 

  지난 25일 울산문협 주최로 열린 문학정책토론회에서도 '울산의 근대문학 자산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고, 문인협회가 만들어진 지 70년이 다 돼 가지만 초창기 지역 작가들의 작품, 저서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시립 문학관을 건립을 통해 유실될 위기에 처한 귀중한 문학 자료들을 통합하고 연구하며 체계적으로 보관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 토론회에서 한 패널은 "문학관 건립은 단순히 문인들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문학은 인류 문화를 꽃피운 주춧돌이며, 지역 문학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예술의 보고다. 특히 문학관은 시민들이 문학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며 자긍심을 느끼는 교육 및 체험의 장이 된다. 따라서 시립문학관 건립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더 이상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 아래 울산 문학의 소중한 가치를 방치할 수는 없다. 지난 2014년 울산문학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좌초된 아픈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토론회에서 나온 이순욱 부산대 교수의 지적처럼 지자체와 정치계, 원로, 종교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강력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속도감있게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 울산문학관 건립은 선택이 아닌, 문화도시 울산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