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디자인고 학생들 "진로는 자신 알아가는 과정"

구관우 시민기자 2025. 6. 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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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의 모양 실험·발견
경험을 통한 진로 결정의 중요함을 안내하는 진로 교사와의 상담 모습.

"진로가 뭐예요?"라는 질문 앞에서 주저 없이 답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마치 미완성 도면 앞에 선 디자이너와 같다. 아직 선은 흐리고 윤곽은 모호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가능성과 방향이 내포돼 있다. 이번 기사는 경주디자인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넘어 다양한 삶의 모양을 실험하고 발견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학생들은 각기 다른 전공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통적으로 '진로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진로 선택에 고민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건축가 지망생

실내 공간디자인과 3학년 서주혁 학생은 건축과 시각디자인, 두 분야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그는 전공 수업 외에도 그래픽 기능부 활동에 참여하며 다양한 진로의 가능성을 스스로 실험하고 있다.

"디자인고에 온 김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서주혁 학생은 진로를 고민할 때 '수익성, 흥미, 사회적 인식'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고 한다. 그의 접근 방식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자신의 관심과 성향을 분석해 나가는 과정으로, '잘 사는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전공과 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연기 지망생

세라믹디자인과 3학년 조아름 학생은 세라믹 디자인을 전공하지만, 동시에 연기에 대한 열정을 품고 연극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과 꿈 사이에서 고민도 많았지만, 그녀는 두 세계 모두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

"도예는 제 자부심이에요. 다른 예술을 전공하고 있다는 게 저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조아름 학생은 현재 연극영화과 진학을 준비 중이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안 하면 분명 후회할 것 같아서 계속 도전 중"이라는 그녀의 말에서 진심이 전해진다.

△전공을 넘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상담직 지망생

제품디자인과 3학년 한소원 학생은 상담직 공무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공과는 다른 길이지만, 사람의 감정과 심리에 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을 인정하고 관찰하는 게 가장 먼저였어요. 전공은 내가 지나온 길일 뿐, 그것이 나의 미래를 결정짓는 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한소원 학생의 태도는 과거의 선택에 얽매이기보다 지금의 자신을 기준으로 새 길을 선택하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교사의 조언: 경험을 통한 자기 발견

경주디자인고 진로 담당 선생님은 진로 고민이 깊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처음부터 확신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죠."

선생님은 전공과 진로가 다를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배운 경험이 나중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학생들이 현재의 선택에 지나치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메시지였다.

진로 앞에서 막막하고 흔들리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주디자인고 학생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완벽한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알아가려는 노력과 작은 용기일 것이다. 디자인이든, 연기든, 심리든, 공무원이든 자신에게 맞는 길은 단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이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기를 응원한다. 그 길이 조금 느리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