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연이어 '당선 무효형'…정책 차질 우려
[EBS 뉴스]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오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 형이 확정된 건데요.
지난 2022년 선거로 당선된 17명의 교육감 가운데 벌써 5명이 선거법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번이 세 번째 낙마 사례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학교 현장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거석 전북교육감
'허위 사실 유포' 혐의, '유죄'
벌금 500만 원 형 확정
교육감직 즉시 상실
학력 신장·디지털 교육 혁신 등
핵심 정책 차질 불가피
서울, 부산 이어 전북까지
교육 수장 실각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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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이번 판결이 지역 교육에 미칠 파장도 상당한데요.
교육감들의 잇따른 사법 리스크로 인한 여파와 구조적 문제까지 취재기자와 짚어봅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오늘 대법원이 서거석 전북교육감에 대해 '당선무효형'을 확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이었습니까.
금창호 기자
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선거기간 허위 사실을 공표한 사실이 인정돼 2심에서 벌금 500만 원 형을 받았습니다.
이런 원심의 결정을 오늘 대법원도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면서 교육감직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관련법상 선거 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됩니다.
이번 재판에서는 지난 2022년 선거 과정에서 서 전 교육감이 수 차례 "동료 교수를 폭행한 적 없다"고 주장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3번, SNS 게시글을 통해 1번 이런 발언을 했는데, 이 가운데 SNS 게시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토론회 발언에 대해서는 상대 후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소극적 부인'으로 보고 무죄 판단을 했지만 SNS에 올린 글은 당선 목적으로 작성된 허위 게시물로 봤습니다.
서 전 교육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진실과 동떨어진 당황스러운 판결로 전북교육을 살리기 위한 대전환의 여정을 멈추게 됐다,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서현아 앵커
초선 교육감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서 교육감이 추진하던 정책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 전 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학력 신장'을 최우선 정책으로 꼽고 강하게 추진했죠.
당선 후 EBS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도 가장 먼저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후 맞춤형으로 학생을 지도해야 학력 신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그래서 지난해에는 1년에 적게는 7번에서 많게는 9번까지 시험을 치르게 해 일부 교사들의 반발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이 밖에도 학생 인권과 교권의 조화, 디지털 시대의 교육 혁신, 그리고 지자체·지역과의 교육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는데요.
교육감이 의지를 갖고 끌고 가던 정책들인 만큼, 당사자가 물러나면서 정책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역 교육계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전북교사노동조합은 오늘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교육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정책이 안정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기초학력과 학생 문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 그리고 교육활동 보호 정책 등 현장의 호응이 큰 사안은 교육 수장의 공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감 업무를 대리할 부교육감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교육 본연의 책무에 충실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서 교육감의 직위 상실이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서 전 교육감과 대립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은 그동안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을 중단하고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교육정책 기조로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서거석 전 교육감을 이을 새 교육감은 언제 다시 선출되는 겁니까.
금창호 기자
네, 일단 새 교육감이 선출되기까지 유정기 전북 부교육감이 교육감 직무를 수행합니다.
다만 직무대행 기간이 재보궐 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오는 10월까지일지, 아니면 지방선거가 열리는 내년 6월 까지일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보통,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면 재보궐 선거에서 새 수장을 뽑아야 하죠.
지난 4월 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한 하윤수 전 교육감 대신 김석준 교육감이 부산 교육의 수장으로 선출된 게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아 대행 체제를 유지한 뒤, 내년에 새 수장을 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재보궐 선거 예정일에서 본 선거까지의 기간이 1년 이내면 재보궐 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문을 받은 뒤, 위원회를 소집해 재보궐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며, 판결문을 우편으로 받아야하는 만큼 결정까지 수 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난 2022년에 당선된 교육감들은 유독 법정 다툼에 많이 휘말렸습니다.
법원 판결로 인한 교육감 교체 상황이 이번이 세 번째죠?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해 8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아 교육감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지난 2018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4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단 혐의가 대법원에서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교조 출신 교사 4명 가운데 한 명이 조 전 교육감 캠프에서 보직을 맡았던 인물이란 사실 때문에 '보은 인사'라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하윤수 전 부산교육감이 사전 선거 운동을 했다는 게 인정돼 벌금 700만 원 형을 받았습니다.
벌금 규모가 100만 원이 넘어 하 전 교육감 역시 즉각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앞선 두 교육감에 이어 서거석 전 전북교육감까지 모두 선거 과정에서 생긴 일이 빌미가 돼 교육감직을 상실한 거죠.
게다가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임종식 경북교육감도 선거 관련 재판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임 교육감은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 당시 교육청 소속 교직원들로 조직을 만들어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선거 운동 대가로 금전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천 500만 원, 추징금 3천 700만 원을 선고했는데 지난주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2심 법원은 검찰이 증거를 위법하게 수집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교육 수장 공백이 계속 생기다 보니 교육감 선거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금창호 기자
네, 일단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정당의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막대한 선거 비용인데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치러진 서울교육감 재선거 이후 정근식 교육감과 조전혁 후보는 각각 38억 2천 700만 원을 보전 청구했습니다.
선거 기간 두 사람이 쓴 비용만 최소 76억 5천 400만 원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큰 규모죠. 또,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 선거 조직을 꾸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불법적인 청탁과 뇌물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분석입니다.
3년 전 지방선거 이후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시도지사는 없지만, 교육감은 벌써 3곳이나 공석인 게 이런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상당히 저조합니다.
서울과 부산의 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은 각각 23.5%와 22.8%로 투표에 참여한 시민은 5명 가운데 1명에 그칩니다.
이처럼 관심이 떨어지는데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다 보니 교육감 직선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실제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선거 공약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했죠.
그동안 대안으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 각 정당에서 후보를 추천하는 제도 등이 거론됐는데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교육 수장의 공백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꼭 이뤄져야 합니다.
서거석 교육감의 낙마가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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