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하고 비정하게 돌아온 김애란… 8년 만에 새 소설집 발간

황지환기자 2025. 6. 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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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안녕이라 그랬어>
소설가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이후 팔 년 만에 새 소설집'안녕이라 그랬어'를 펴냈다.(사진=온라인 서점 예스 24)
소설가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이후 8년 만에 새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문학동네, 2025)를 펴냈다. 독자 곁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여름 '이중하나는 거짓말'(문학동네, 2024)이후 10개월 만이다.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는"사회적 공간 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하고 그것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하는 특유의 능력을 예리하게 발휘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홈 파티'와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좋은 이웃'을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이번 소설집은 강력한 정서적 호소력과 딜레마적 물음으로 한 세계를 중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특장이 여전히 발휘되는 가운데, 이전보다 조금은 서늘하고 비정해진 김애란을 만나 볼 수 있다.

신작의 주인공은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많은 희곡 속 사건은 '초대'와 '방문', '침입'과 '도주'로 시작됐다"('홈 파티', 42쪽)라는 소설 속 표현처럼, 이번 책에서는 인물들이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곳은 집주인의 미감과 여유를 짐작하게 하는 우아하고 안정적인 공간이거나'홈 파티', 값싼 물가와 저렴한 체류 비용 덕분에 한 달 여행이라는 "생애 처음으로 누리는 사치"를 가능하게 하는 해외의 단독주택이다'숲속 작은 집'. 또는 정성스레 가꾸고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새 집주인을 위해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전셋집이거나'좋은 이웃', 회사를 관두고 그간 모은 돈을 전부 털어 문을 연 책방이기도 하다('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에서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으로 기능하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삶 그 자체와 같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방 한 칸'이 가지는 의미를 남다른 통찰력으로 묘사해온 바 있는 김애란에게 어떤 공간은 누군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표를 가늠하게 하는 장소이자 한 사람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장소이다.

이때문에 이번 소설집에서 공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은 서로의 삶의 기준이 맞부딪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달리 말하면 나로 살아온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사건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는 신작을 두고 "누군가를 사회학자라고 규정할 자격이 사회학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면, 나는 김애란이 오랫동안 사회학자였고 이제야말로 유감없이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신 씨는"그러나 김애란을 사회학자라고 부르는 게 사회학자에게도 그럴 테지만 김애란에게도 최선의 평가일 순 없다"라면서 "사회학만이 아니라 문학이라면, 재현은 표현으로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도 '존재론적 단계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예리한 재현 역량이 '경제적 인간'의 내면을 탐사하는 표현 역량의 빛나는 지원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소설가 김애란은 1980년 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후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이중 하나는 거짓말'등을 펴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한무숙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최인호청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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